동양증권과 현대증권의 매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지부진하던 증권가 인수·합병(M&A)이 급물살을 탔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대만 유안타증권이다. 지난 2004년 LG증권 인수전에서 승기를 빼앗기면서 접은 한국 진출의 꿈을 10년 만에 이룰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현대증권은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사모펀드본부(이하 산은PE)로 넘어갔다. 산은PE는 실사 후 현대그룹에 인수자금을 건넨 뒤 곧바로 재매각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동양증권 측은 "지난 4일 마감된 인수의향서(LOI) 접수에서 대만 유안타증권이 단독으로 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등 3곳이 마감 이후에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추가 접수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은 유안타증권 등 인수후보를 대상으로 실사를 거친 뒤 오는 26일 우선협상대산자를 선정하고 오는 4월쯤 동양증권 매각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 3곳(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과 부동산 자산 등을 매물로 내놓은 현대그룹은 금융계열 3개사만 먼저 특수목적회사(SPC)인 산은PE에 넘긴다고 결정했다.
매각 주체에서 현대그룹이 빠지고 산은PE 중심으로 진행될 경우, 현대증권 매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매물이 워낙 많이 나와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인수를 추진할 여력이 많지 않다"며 "현대증권의 경우에도 강력한 매각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이처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우리투자증권 매각전에서 승기를 잡은 NH농협금융지주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이날 수천억원대의 대출 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우려가 불거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지주 내부의 문제 해결에 매달리다보면 아무래도 증권사 인수 절차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는 10여곳이다. 매각이 미뤄진 KDB대우증권을 포함해 중소형사인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