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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해각포를 아시나요?

대게 다리를 바짝 말린 '해각포(蟹脚脯)' 별미

일러스트 : 박상철 기자 estlight@metroseoul.co.kr



겨울에는 대게가 맛있다. 고려 말의 학자 목은 이색은 보랏빛 대게는 판서의 잔치에 안주로 내놓을 만큼 고급음식이라고 했고, 조선 후기의 명필 추사 김정희는 바퀴처럼 생긴 붉은 대게의 값은 돈으로 따질 수 없다고 했으니 대게의 명성은 조선시대를 거쳐 고려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게는 무엇보다도 다리 맛이 으뜸인데 어느 정도 맛있냐하면 당나라 이태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고려의 시인 이규보의 '찐 게를 먹으며'라는 시에서 그 맛을 엿들을 수 있다. 게 다리 살이 눈처럼 희고 엿처럼 단데 오른손을 다쳐도 왼손으로 먹을 수 있어 좋고, 술에 취해 잠이 들면 다친 손이 아픔 따위는 느끼지도 못하니 게 다리 살을 안주삼아 마시는 술 한 잔이야말로 진정한 의사라고 노래했으니 게 다리야말로 고통을 잊을 수 있는 맛이다.

그런데 대게 중에서도 진짜 맛있기로는 해각포(蟹脚脯)가 별미라고 했다. 해각포는 대게의 다리를 바짝 말린 것으로 지금은 거의 사라진 맛이지만 광해군 무렵의 인물인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은 삼척에서 나는 대게는 크기가 강아지만한데 포를 만들어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일제 강점기 때의 서적인 '해동죽지'에도 게다리포는 영해의 별미로 달고 기름지며 부드러워 세상에서 그 맛을 일품으로 친다고 적혀있다.

조선의 선비들이 하나같이 동해안 대게를 먹을 때 최고의 별미로 꼽았던 것이 해각포였는데 대게의 고장인 영덕을 비롯해 해안마을의 현지 주민들 말이 예전에는 자주 먹었지만 지금은 만드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한다. 떨어진 대게 다리를 말려서 나름의 해각포를 만들어 먹었더니 그 맛이 과연 나쁘지 않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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