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어닝쇼크' 수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고가 스마트폰의 판매 둔화와 일회성 비용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향후 실적 향방에 대해서는 "낮아진 시장 기대치는 충족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부진의 충격에도 선방하고 있다.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이틀째 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외국인끼리 매매 공방을 벌이며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57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00원(0.08%) 하락한 130만6000원을 나타냈다. 장초반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31만원선에서 움직이다가 보합권으로 내려왔다.
개장 전 삼성전자는 2013년 4분기 영업이익이 8조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6.1%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분기보다는 18.31%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59조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5.2% 늘고, 전분기 대비로는 0.14% 늘었다.
8조원대 영업익 전망치를 과감하게 내놓은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치보다도 낮은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의 실적 전망 겨루기에서는 또 다시 외국계가 승기를 잡았다.
최근 BNP파리바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8조7800억원으로 대폭 낮추고 나서야 국내 증권사들은 종전 10조원대 전망치에서 9조원대로 낮춰잡았다.
◆실적 부진 "고가 스마트폰 판매 둔화, 일회성 비용 증가 영향"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부진의 이유로 고가 스마트폰의 판매가 둔화 국면에 들어섰고 마케팅 비용,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가 크게 늘어난 점 등을 꼽았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8조3000억원으로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연말 세트 제품 재고 판매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특별상여금, R&D비용,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대폭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정보통신과 아몰레드 부문의 수익성이 함께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의 실적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IT모바일(IM) 부문의 실적 악화 때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향후 실적 전망 "낮춰 잡으면 실망할 일 없어"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송 연구원은 "올 1분기엔 성과급이 없지만 모바일 신제품이 출시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분기 실적과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가 더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기대감이 충분히 낮아졌기 때문에 향후 이익 예상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익을 부문별로 보면, 한화투자증권은 반도체 2조3000억원, 정보통신 5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5000억원, 디지털가전 1000억원 등으로 추정했다. 전 분기 대비 12% 늘어난 반도체를 제외하곤 대부분 전 분기보다 줄어든 수준이다.
NH농협증권은 통신 5조3000억원, 반도체 2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3000억원, 가전 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날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3억9830만대를 판매(공급 기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SA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이 각각 3억2930만대, 32.9%로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SA는 올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판매량을 4억9900만대, 시장점유율을 28.2%로 예상하면서 각각 15년째, 9년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