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쓰쓰가무시를 비롯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진드기 매개 질병을 비롯한 감염병 환자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웹통계 시스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결핵과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제외한 법정 감염병 신고 환자는 모두 7만7215명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보다 50% 가량 증가한 것이다고 5일 밝혔다.
질본 측은 감염병 감시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 매년 신고율이 높아지는 추세인 점을 감안해도 실제 환자 수가 예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증가세는 지난해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과 수두가 평년보다 유행한 탓도 크지만 기후 변화 관련 질병이나 해외 유입 질병이 빠르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진드기 매개 질병인 쓰쓰가무시 발생 인원은 모두 1만477명으로 2012년보다 21.8% 늘었다. 사망자도 2.7배인 24명에 달했다.
발생과 사망 건수 모두 전산통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발생 인원은 2001년의 4배에 달했다.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발병했는데 언론 보도이후에도 모두 35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7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큐열(발생인원 10→16명), 라임병(3→15명) 등 다른 진드기 매개 감염병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모기가 옮기는 열대 감염병 뎅기열 환자(263명) 역시 전년보다 77.2%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진드기의 서식지가 점차 북상하고 개체 수도 늘면서 관련 질병이 늘었다"며 "해외 오지 여행객이 늘어 뎅기열 등 해외유입 감염병도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질본 측은 집계 체계가 달라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결핵을 제외하고 지난해 가장 많이 발생한 감염병은 수두로, 모두 3만756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10∼11월 집중된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의 경우 전년보다 환자가 132% 급증해 1만7386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