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계약하기 전에 본인이 임차인이라면 그곳에 들어갈 것인 지부터 따져보세요. 나조차도 들어가기 싫은 곳을 임차인이 선택할 리는 없잖아요. 당장 내가 장사를 해도 좋을 것 같은 상가를 고르는 게 투자의 첫 단추입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시세차익을 거두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수익형부동산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맞물리며 매달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공급과잉으로 수익률 저하가 현실화되고 있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대신 상가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느는 추세다. 하지만 경기에 민감한 상가의 특성상 분위기에 휩쓸려 또는 아는 사람의 권유로 무턱대고 투자에 나섰다가는 쪽박 차기가 십상이다.
어려운 상가 투자 보다 쉽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같은 질문에 김연화 기업은행 PB고객부 부동산팀장은 지난 27일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지사지'를 제안했다. 임대인이 되기에 앞서 임차인의 시각으로 상품을 분석하라는 것.
김연화 팀장은 "상가는 다른 수익형부동산에 비해 경기에 따른 부침이 심한 상품으로 임차인이 불황으로 영업이 잘 안 될 경우 월세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에 상가 투자자는 장사가 잘 될 수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임차인이 점포를 구할 때는 주변 상권, 업종, 시세 등을 꼼꼼히 분석한 뒤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설 때 비로소 실행에 나서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 투자자는 입지나 가격 등을 따져보기는 하지만 임차인처럼 절박한 시선으로 상가를 바라보지 않는다.
김 팀장은 "상가 투자에 앞서 고정·유동인구, 이들의 나이대와 선호취향, 소비력 등이 어떻게 되는 지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이어 아침, 점심, 저녁, 주중, 주말 등 시간대에 따라 인구와 매출의 움직임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입체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그저 임대를 주고 월세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처음 지적한 것처럼 장사가 안 되면 월세도 받을 수가 없다"며 "어떤 업종으로 상가를 구성할지, 이 점포가 망하면 대체할 업종은 무엇인지 처음부터 머릿속에 그려놓고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가장 잘 아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상가 가격의 경우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이 되는데, 공급이 예측이 가능하지만 수요는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해당 상권의 과거와 현재의 소비패턴을 꿰뚫고 있을 때 미래도 내다볼 수 있고, 상가 관리에도 용이하기 마련"이라며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되도록 해당 지역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얘기라도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