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게임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을 '아웃라이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말콤 그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는 특출난 성공 사례들을 복합적으로 분석합니다.
특히 빌 게이츠 혼자 머리가 좋아서 성공한 것이 아니란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게이츠는 1960년대 시애틀의 한 사립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그 학교는 컴퓨터를 갖춘 몇 없는 학교 중 하나였습니다. 대학교조차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었는데, 게이츠는 남보다 앞선 교육 환경에서 컴퓨터를 익힐 수 있었죠.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이 된 환경도 비슷해요. 100%에 가까운 인터넷 보급률과 스마트폰 대중화로 온라인·모바일 게임 모두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성공을 이루려면 개인의 노력만큼 사회적 환경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윤상규 NS스튜디오 대표는 추천하고 싶은 책 질문을 받자마자 '아웃라이어'를 외쳤다. 최근 열린 1인칭 총격게임(FPS) '크로스파이어'의 후속작 '바이퍼 서클' 설명회에서 만난 그는 모바일게임이 주름잡는 현 게임 시장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아웃라이어'가 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대표는 네오위즈게임즈 창립 멤버로 출발해 네오위즈 이사를 거쳐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까지 맡은 1세대 벤처 사업가다.
윤 대표는 한 달에 한 번씩 지인 6명과 독서토론 모임을 갖는다. IT 업계에 몸담고 있지만 인문학적 소양이 가장 중요함을 깨닫고 바쁜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중이다.
그는 "어느 날 지인들과 모임을 갖던 중 '만날 때마다 술 먹는 것은 소모적이다'란 의견이 나왔다"면서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활동을 하자는 취지에서 독서 토론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처음에는 독서 토론이 거창하고 낯간지럽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토론하는 날이 기다려진다"면서 "한달에 한번은 꼭 책을 읽게 돼 유익하다"고 덧붙였다.
독서 마니아가 된 윤 대표는 임직원 선물도 책으로 한다. 직급과 성별에 관계없이 선물하기 좋고, 책에 대한 공통된 대화 주제가 생겨 이야기 꽃을 피울 수도 있다. 그는 "게임 업계는 인문학, 경영학 통찰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용자 마음 파악, 게임 줄거리와 캐릭터 설정 면에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아웃라이어'의 빌 게이츠 탄생 교훈처럼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2000년대에 갑자기 뜬 것이 아니다"면서 "1970년대부터 정보통신 관련 범국가적인 관심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지금 게임중독법 등으로 게임업계가 침체됐는데 다시 활기를 찾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