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경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살아나면서 올해보다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관측됐다. 우리나라 역시 내년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내 설비투자가 부활하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올해보다 순항할 것이란 기대감이 일었다. 다만 원화 강세 등 환율이 관건이 뇌관으로 떠오를 우려가 상존한다.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9월 평균 100.7로 전달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OECD는 미국, 유럽, 중국이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세계 경제가 앞으로 몇달 소폭이나마 꾸준히 상승해 내년 성장폭은 올해보다 클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브라질·인도·러시아 등 대부분의 신흥국은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OECD는 신흥국 가운데 중국이 예외적으로 강세를 보일 이유에 대해 "종합선행지수를 볼 때 OECD 선진국 대부분이 성장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신흥국 중엔) 중국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중에선 유럽의 회복이 두드러진다.
OECD는 "유로 지역도 회복이 견고하다"며 "역내 1위 경제국인 독일의 주도 하에 2~3위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밀어주면서 올해 0.3% 위축됐던 경제가 내년엔 0.8% 성장으로 반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 역외국인 영국의 회복세도 견조해 앞으로 몇 분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 정책이 꼽혔다. 특히 그동안 민간 위주의 성장이 이뤄졌던 미국에서 공공 부문의 잠재력이 뒷받침되는 정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한국 내수 부활…관건은 환율
내년 한국 경제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대외 경기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그동안 위축됐던 설비투자가 이뤄지면서 내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원화 강세 우려는 남아있다.
유신익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흑자 폭은 원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절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올해보단 소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대내 부문에서 설비투자가 7.8% 늘어나면서 그간의 극심한 투자 위축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며 "대외 경기의 안정성을 토대로 투자가 늘면서 고용→소비→생산의 증대가 이뤄져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내수 경기가 개선되는 촉발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도 "최근 수출이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정부가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설비투자가 부진에서 벗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 채산성이 나빠질 우려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