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종영한 KBS 드라마 '굿 닥터'는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펼쳐진 메디컬 드라마다. 외과 중에서도 아이들만을 위한 소아외과가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요즘에는 이처럼 특정 환자를 위해 진료가 세분화되고 있고 낯설고 딱딱한 분위기를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으로 바꾸려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의 변신은 분위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로비를 문화공간으로 바꾸거나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시키는 등 병원들은 끊임없는 변신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명품병원을 꿈꾸는 대학병원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등은 이제 병원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특히 대학병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며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이화여대 의료원은 제2부속병원 건립과 함께 국제화를 선언했다. 의료원은 현재 건립 중인 제2부속병원에서는 심혈관질환·뇌졸중·암 등 중증질환의 치료를 특성화하면서 모든 병실을 1인실로 구성해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여성 및 지역 밀착형 병원으로 자리 잡은 이대목동병원은 지금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이 분야에서 특화된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의료원은 공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과 특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적인 병원으로 성장할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스마트병원(Smart Hospital) 솔루션'을 분당서울대병원에 적용했다. 솔루션은 병원 내방객과 외래 환자 및 입원 환자가 스마트폰과 키오스크(무인 안내 시스템), 태블릿PC 등 IT기기를 이용해 진료 및 검사 접수는 물론 상세 의료정보 조회, 대기시간 확인, 진료비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병원은 앞으로 병원 전자 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과 연동되는 IT기술을 통해 최첨단화된 병원을 만들어 환자에게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이런 스마트병원 솔루션의 대중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을지대병원 역시 지난 4월 디지털병원의 핵심 사업인 통합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병원의 모든 의료 정보 업무를 통합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은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과 데스크톱 가상화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 전자의무기록, 병원 그룹웨어 행정시스템 등으로 구성됐으며 병원은 이를 통해 빠르고 심도 있는 의료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예방과 관리를 화두로 한 헬스케어센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우선 병원의 딱딱한 느낌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 실내 인테리어에 변화를 줬으며 휴식과 건강검진을 동시에 잡는 '스마트 휴(休) 프로그램'과 VIP 고객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돕는 'Health Concierg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은 병원 VIP 병동이나 고품격 호텔인 'The Classic 500'에 투숙할 수 있으며 건강검진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전담 간호사의 에스코트를 받게 된다. 게다가 센터는 '암 특화 프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조기 진단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또 세브란스병원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의생명연구기관 '에비슨생명연구센터'(Avison Biomedical Research Center)를 완공하고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연구 인프라를 개선해 연구 중심 병원으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으로 병원은 이를 위해 2010년 8월 부터 1100억여원을 투입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 시설도 마련했다.
◆전시회부터 일요진료까지, 나만의 개성을 살려라
병원의 변신은 대학병원만의 것이 아니다. 전시회나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부터 일요진료, 해외 교류 등 종합병원과 개원의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명품 대열 합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많은 변신은 병원을 지역주민과 환자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대강당을 문화공간으로 개방해 매달 무료 문화공연을 진행하고 다양한 건강·문화 교실을 개최하고 있다. 또 서울 서남병원은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병원 갤러리에서 다양한 그림 전시회를 개최하고 매달 최신 영화를 상영하고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이와 함께 연세스타피부과는 연구하는 병원을 지향하며 매년 평균 10여 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 질환에 따라 라인업된 다양한 레이저 장비를 갖추고 있어 환자 맞춤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02년에는 비수술적 화상흉터 치료법인 '핀홀법'을 개발하고 2005년에는 '핀홀 레이저치료법'을 체계화해 유럽피부과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또 미세분획 레이저를 활용해 패인 여드름 흉터만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국소치료법'도 도입해 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튼튼병원은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3일부터 노원 튼튼병원과 구로 튼튼병원에서의 일요진료를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척추질환 검사로 인해 평일에 시간을 내지 못했던 사람들이나 주말밖에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서비스로 온라인 예약도 가능하다. 튼튼병원은 향후 은평, 청담 등 전 네트워크로 일요진료를 확대할 방침이며 이번 진료를 계기로 더 나은 양질의 서비스를 찾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더욱이 튼튼병원은 해외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8월 우즈벡 사마르칸트주립병원 의료진이 청담 튼튼병원을 전격 방문해 한상호 청담 튼튼병원 원장이 집도하는 고주파수핵감압술과 신경성형술을 참관했으며 9월에는 의정부 튼튼병원에서 이탈리아 카레기대 지안카를로 구이자르디 교수가 공동으로 허리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