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전략이 임박하면서 일부 신흥국에서 이탈한 수조원대의 외국인 자금이 '우량 신흥국'으로 떠오른 한국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환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가세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나흘째 2000선을 지켰다. 장초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팔자'세를 보이면서 한때 1990선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보합권 혼조를 거듭한 끝에 2000선에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20거래일 연속 누적 순매수 규모는 총 8조원을 훌쩍 넘었다.
금융당국과 시장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증시로 들어온 자금이 갑작스럽게 빠져나가면서 한국의 금융시장을 교란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원화 강세로 연결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시장의 방향성이 워낙 급하게 바뀌는 만큼 유입된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될 때도 대비해야 한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수출이나 대외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당국으로선 경계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정 기간 원화 강세를 예측한 환투기 세력의 자금 유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식시장에 자금이 급속히 들어오면서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074원 밑으로 밀리고서 이날 1072.2원까지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우려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은 당분간 계속 유입될 전망이지만 오래 가지 않을 것 같다. 당장 10월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인지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지난 1월 초에 기록한 최대치(2009년 이후 기준)를 약 5000억원만 남겨둔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향후 국내 주식을 큰 폭으로 더 사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