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음악과 카메라 기능은 사용자에게 압도적 인기를 누리는 장치다. 'Phone=Audio or Phone=Camera'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사가 최근 내놓은 TV광고를 보면 이 두 가지 기능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쉽게 알 수 있다. 음악과 사진이란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다양한 의미로 존재하는지 감탄이 절로 난다. 또, 어린 아이와 어른이 하나의 장치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된다.
운동화는 '빠른 시간'을 소비하고 싶은 욕구의 대표적 상품이다. 사람의 뇌리에는 '달린다=앞선다'라는 등식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이키가 제작한 광고영상은 달리기에 대한 가치를 잘 담고 있다. 여러 가지 형태의 달리기를 통해 소비자 내면에 축적돼 있는 감성적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달리는 행위를 트랙이나 야외가 아닌 도시 안에서 시도하라고 응원한다.
감성마케팅이 대세다. 문제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앞의 두 회사는 특정 제품과 서비스를 개개인의 경험에 기초해 판매제고를 유도한다. 소위 '소비자의 경험을 판다'는 고도의 전략을 실천 중인 것이다. '매스티지(Masstige·Mass+Prestige)'라는, 대중적으로 보이나 내면에 어떤 고급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법이 이미 낡았다는 것이다. '고급 가치=소비자의 경험'이란 것을 담아내지 못했던 탓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은 브랜드를 팔려 애쓴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모호한, 그럴듯한 영상과 화보로 소비자를 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소비자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버렸고, 연예인의 인기도와 상품가치를 적확하게 구분할 줄 안다.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경험도 충분하다. 이런 소비자에게 디자인이나 소소한 기술, 반짝하는 아이디어를 새로운 경험으로 포장해 내놓으니 장사가 잘될 턱이 없다.
소비자의 경험을 판다는 것은 소비자의 삶을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에 대한 환상 또는 우월적 사고를 버리지 못해 소비자를 상상하는 것 밖에 못하는 기업이 너무 많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