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계가 '진격의 가을'을 맞고 있다. 패션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홈쇼핑업체들의 패션 부문 매출이 매년 20~30%씩 뛰자 새로운 패션마켓을 잡기 위해 지난 주말을 시작으로 가을 신제품을 일제히 내놓고 한판 승부를 겨루고 있다.
GS샵은 지난달 31일 가을과 겨울 신제품을 첫 소개한 패션 트렌드 방송 '더컬렉션'과 '쇼미더트렌드'를 진행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분당 2000만원 어치가 팔려나간 셈이다. GS샵은 올가을 시즌을 앞두고 김석원, 윤원정, 홍혜진, 한상혁, 주효순 등 10명의 디자이너들과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정도로 애를 썼다. 특히 앤디앤뎁의 김석원·윤원정 디자이너가 선보인 '디온더레이블'의 400만원대 밍크코트, 40만원대 양피 코트 등은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40억원어치가 매진됐다.
롯데홈쇼핑 또한 2일 올가을 홈쇼핑 패션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0대 여성층이 선호하는 캐주얼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22개 브랜드를 론칭해 지난해보다 의류 매출을 4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신예디자이너 정미선, 김홍범과 협업하고 배우 김세아가 참여한 브랜드도 내놓는다.
롯데홈쇼핑 TV영업본부 이동영 상무는 "그동안 40~50대 주부를 위한 '디데무' '신장경' 등 럭셔리한 브랜드를 소개해왔는데 올해는 연령대를 낮춰 30대 여성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패션 채널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상·하의를 한 벌로 구성해 바로 코디가 가능한 세트 상품을 앞세우고 있다. 신지영 현대홈쇼핑 의류팀 책임MD는 "상·하의를 따로 구입해야 했던 번거로움과 어떻게 코디해야 될지 몰랐던 고객들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단품으로 판매했을 때보다 세트 상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방송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의 '베스트+저지+벨트' 세트를, 엘렌 트레이시의 '재킷+티셔츠+팬츠+가방' 세트 등을 선보였다.
앞서 지난달 26일 CJ오쇼핑은 홈쇼핑업계 최초로 상품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패션 트렌드를 제안하는 파격 방송을 시도한 바 있다. 시청률은 동일 시간의 타 홈쇼핑 방송 대비 최대 9배 높았고 카카오톡 SNS 메시지 또한 4500여 개가 전달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