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해 많이 마시고 싶지만 마시면 속이 불편해져 마실 수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커피를 마신다고 모든 사람이 속이 불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통계상 5명 중 1명 정도에서 커피에 예민한 위를 갖고 있어 이러한 불편을 호소한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도 있어 많이 마셔도 별 불편이 없는가 하면 조금만 마셔도 위가 거북하고 심지어 통증까지 느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카페인이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카페인이 위산분비를 증가시킨다는 것은 사실이나 이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많은 사람들이 위가 거북하다고 하기 때문이다.
카페인과 함께 위를 자극하는 성분으로 산도(pH)를 낮추는 커피속의 각종 산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커피 속의 탄닌 성분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스토마크 프렌들리(Stomach-Friendly) 커피'라 해 위장장애를 적게하는 커피가 있는데 이 커피는 고압증기로 처리된 커피로 카페인의 함량에는 거의 변화가 없고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많이 감소돼 있다는 점으로 고려해 바로 클로로겐산이 위를 거북하게 하는 주요 성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로 이 클로로겐산도 탄닌의 일종이다. 약한 산성을 갖고 있지만 위를 자극해 속을 거북하게 만든다고 보는 것이다.
탄닌이란 폴리페놀계의 식물화학물질로 떫고 쓴 맛을 갖고 있다. 감의 떫은 맛이 바로 탄닌에 의한 맛이다. 탄닌은 적절한 여건 하에서 단백질, 전분, 셀루로스 또는 각종 무기물들과 강력한 결합을 이루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위 속에서 탄닌이 위벽의 어떤 성분과 만드는 강력한 결합이 위를 자극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위를 자극하는 커피의 성분은 탄닌으로서의 클로로겐산, 각종 유기산 그리고 카페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커피의 성분 중 제일 강력한 항산화기능을 보이는 것이 바로 클로로겐산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겠다. 차 속에도 많은 탄닌이 있어 차를 많이 마시면 속이 거북해지는 것 또한 탄닌에 의한 증상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커피전문가·영상의학과전문의(www.gbtcoff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