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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읽기] 정보과잉이 낳은 결정장애



직장인 A는 팀장으로부터 회식장소 예약을 지시 받았다. 장소선택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식당을 물색했다. 친한 동료에게 의견을 구하고, 포털에서 이용자들의 평도 살폈다. 며칠 후 팀장에게 장소에 대한 문의를 받았을 때도 여전히 고민 중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장소를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팀장의 취향, 동료들의 반응, 가게에 대한 평가 등 고려해야 할 요소 중 어느 것 하나 분명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학생 B씨는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했다. 유명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관심 가는 제목의 채용공고를 확인했다. 채용하는 곳에 대한 정보도 찾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사람들의 의견도 점검하고, 급료의 적절성에 대한 기준도 가늠해봤다. 그렇게 2주 정도의 시간을 소모했는데 아직 면접을 위한 접촉도 하지 못했다. 아르바이트라 해도 졸업 후 진로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조언이 마음에 걸렸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기묘한 현상 중 하나가 '결정장애'다. 말 그대로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행위를 어려워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은 정보과잉이다.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수용했던 정보가 어느 순간 그 수위를 넘어버렸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은 사소한 것인데 반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정보의 양은 너무 많다. 더 합리적이고 싶고, 더 현명한 모습이고 싶기 때문에 결정장애를 일으키는 셈이다.

또 다른 측면은, 결정을 하는 습관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타인이 제공하는 의사결정을 종합하고 그 안에서 내가 필요한 것을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정을 위해 갖춰야 하는 논리적 혹은 능동적 사고 방식은 잠정적 퇴화를 맞게 됐다. 물론 여기에는 일상에서의 의사결정 대상이 소소한 것들이며, 중요한 문제는 내 스스로 한다는 믿음이 깔렸다. 당연히 착각이다. 작은 일들에 대한 결정장애를 가진 사람은 결코 더 중요하고 큰 일에 대한 결정을 잘 할 수 없다.

자고로 생각과 말과 행동은 삼위일체다. 이런 점에서 결정장애는 단순한, 우유부단과는 다르다. 어쩌면 당신의 내일에 대한 유무를 점치는 잣대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아직도 모르는가. 웹에는 평균의 정보만이 존재한다는 걸.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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