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운 대표가 하날글을 이용해 문서를 작성해 보이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 앱 '하날글'을 공동 개발한 서울대 노희명 교수(왼쪽)와 TP-i 박태운 대표가 하날글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키보드 앱 '하날글' 공동개발 서울대 노희명 교수·TP-i 박태운 대표
한손으로 문자를 쉽게 입력할 수는 없을까.
장마철인 요즘, 한손에 우산을 들고 나머지 한손으로 휴대전화 문자를 쓰는 것은 고역이다. 스마트TV 리모콘은 원하는 단어 입력을 위해 키패드를 수없이 눌러야 하는 고충이 있다.
◆ T스토어에서 인기…대기업도 관심
서울대 노희명(56) 교수와 박태운 TP-i(56) 대표도 같은 고민을 했다. 서울대 76학번 동기인 이들은 7년 여 끝에 한손만으로 분당 350타를 기록하는 키보드 앱 '하날글'을 공동 개발했다.
손 하나, 키패드 하나란 뜻의 '하날글'은 하루 평균 200건의 내려받기를 보이며 SK텔레콤 T스토어 메인 화면에 오르는 등 호평을 얻었다. 국내 굴지의 통신사와 전자 회사에서도 관심을 보여 업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희명 교수는 "쿼티에는 한글 모음 자판이 12개, 천지인은 3개인데 문자 입력 속도 향상을 위해 이를 최소화하고 싶었다"면서 "한글의 우수성 덕분에 모음 자판 없이도 단어를 자연스럽게 조합하는 키보드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날글 자판에는 모음이 없고 자음만 있다. '가'를 입력하고 싶을 때 ㄱ을 누르면 주변에 단모음 8개가 뜬다. 이중 'ㅏ'로 손가락을 드래그한 후 떼면 된다. '강'을 쓸 때는 '가'를 입력한 후 'ㅇ'을 살짝 터치하면 된다. 겹모음은 단모음을 누른 후 중앙의 키로 되돌아와 손가락을 떼면 된다.
교수직 대신 벤처의 길을 걷는 박태운 대표는 "스마트폰에는 기존 문자입력방식이 보편화됐지만 태블릿PC는 양손입력이 불편하고 스마트TV 리모콘은 원활한 문자 입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날글은 제한된 입력 상황에서도 9개의 키만으로 한글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언어를 구현한다"고 말했다.
◆ 나이불문 도전하는 곳에 '길'
그는 최근 타계한 마우스 개발자 더글라스 앵겔바트를 언급하며 "스마트 글래스나 시계형 스마트폰이 도래할 경우 하날글이 스마트 시대의 마우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하날글은 구글플레이와 T스토어에서 내려받아 키보드 환경설정 등록 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각각 토양학과 재료공학 전공자로서 앱 개발에 뛰어든 노희명 교수와 박태운 대표는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우리는 50대인데도 도전하잖아요. 젊은이들이 현실에 순응하지 말고 의문을 품었으면 좋겠어요. 때때로 보이지 않는 곳에 길이 있거든요. 역발상으로 도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