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검사지의 첫 장을 열면 지금까지의 나를 그래프로 표현하라는 문제가 나온다. 이어 그림을 그리고 600여 개에 달하는 항목을 채워 우편으로 보내면 얼마 후 100쪽이 넘는 책 한권이 도착한다. 내가 주인공이자 유일한 독자가 되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내마음보고서'(이하 '내마음보고서')다.
정신과전문의이자 마인드프리즘 대표인 정혜신 박사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심리치유 프로그램인 내마음보고서를 활용해 직장인들의 마음 돌보기에 나섰다. 두 사람은 26일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어 '2013 직장인 마음건강캠페인-사회적가면 속 내마음 들여다보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캠페인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판매·서비스·상담 분야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 500명을 선정, '내마음보고서'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치유 프로그램인 '정혜신의 공개상담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매달 한 번씩 방송인·연예인 등 엔터테인먼트 종사자와 성직자, 법조인, 사회복지공무원과 교사 등으로 대상을 넓혀갈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8만원에 판매 중인 내마음보고서는 김범수 의장이 기획해 나오게 됐다. 네이버에 근무하던 2006년 '내마음보고서'를 처음 접하고 대중화를 결심했다. 기업 CEO와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한 500만원짜리 프로그램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그는 "당시 성공한 벤처인으로 주목받으며 앞으로만 달리다보니 아빠 김범수, 남편 김범수가 없어진 느낌에 나를 돌아봤다"며 "'나는 왜 사람들과의 사이에 간격을 둘까' 고민했었는데, 그런 성향이 어린 시절에 생긴 것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나를 이해하게 되고 불안해하지도 않게 됐다"고 털어놨다.
정혜신 대표는 "'사회적 가면'이라 할 수 있는 역할 성격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직장인들이 많다"면서 "돈이 많든 적든, CEO든 사원이든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치유하는 과정은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해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