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 메이커 손종수 대표가 국내 최초 '풀 커스터마이징'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자인 메이커는 특수 기술을 통해 케이스 안쪽 가장자리까지 매끄럽게 이미지 필름을 부착한다. 이미지 시안과 텍스트 편집도 고객이 직접 할 수 있다. /사진=손진영기자 son@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3500만 명 시대. 남들과 똑같은 디자인·색상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은 톡톡 튀는 개성이 도저히 용납하지 않는다.'
이같은 '깜찍한' 발상으로 창업에 도전한 젊은 사업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4호선 총신대입구역 골목에서 고객이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하는 국내 최초 '풀 커스터마이징'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 업체 '디자인 메이커(www.designmaker.co.kr)'를 운영하는 손종수(32) 대표가 주인공이다. 프로골퍼 신지애 선수 등 유명인사까지 고객으로 만든 손 대표에게 사업수완을 직접 들어봤다.
"지난달 '골프지존' 신지애 선수가 지인을 통해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을 의뢰해 왔습니다. LPGA 우승 장면이 담긴 사진으로 디자인해달라는 부탁이었죠. 정성껏 만들어 케이스를 보냈더니 신지애 선수가 케이스를 보며 활짝 웃는 사진을 회사 SNS에 직접 보내 전 직원이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 한달만에 하루 고객 70명 돌파
손 대표는 사업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난 1월 베타 서비스를 거쳐 정식 사업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하루 주문 고객이 평균 7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덕분이다. 가끔은 신 선수와 같은 유명인들도 제작을 문의할 정도로 입소문도 나고 있다.
"좋아하는 가수 사인을 케이스로 만드는 팬, 부모님 환갑 축하 메시지를 새긴 케이스를 요청하는 자녀 등 고객층이 다양합니다. 모 증권사 신입사원이 상사의 사진을 스마트폰 케이스로 만들어 선물한 후 엄청난 총애를 받았다고 연락해 올 정도죠."
◆ 5년 연구끝 고온 견디는 케이스 자체 개발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인 손 대표는 미국에서 맞춤식 IT액세서리가 각광받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다. 고객들의 추억과 스토리를 스마트폰 케이스에 제대로 담을 수만 있다면 사업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창업결심이 서자 손 대표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개발팀과 5년여 동안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독자 개발한 특수 인쇄 기술 3D TROT과 웹 이미지 처리기술 WICT로 일명 '풀 커스터마이징'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에 성공했다.
3D TROT 기술은 기존에 영국·이탈리아·일본에서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WICT 방식은 현재 미국과 디자인 메이커에서만 구현됐다.
고온에 견딜 수 있는 케이스도 자체 개발해냈다.
"단순히 사진을 케이스에 인쇄하는 방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충격과 열에 강한 플라스틱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독자적인 폴리카보네이트 배합 비율을 연구했어요. 금형공장에서 OEM 방식으로 제공받은 특수 바탕 케이스에 170℃ 고온으로 특수필름을 덧씌우기 때문에 국내 평균 휴대전화 교체주기인 1년 6개월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이미지가 전혀 변하지 않죠. 안쪽 가장자리까지 매끄럽게 필름을 부착하는 기술은 저희 회사의 자랑이에요. 4~5일 정도 걸리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고객의 주문부터 제작까지 15분이면 끝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아울러 디자인 메이커는 디자이너들의 케이스 시안을 유통·판매하는 플랫폼 역할도 자처한다.
현재까지 그룹 10cm의 앨범 자킷을 만든 스팍스 에디션, 프로젝트 AA의 이이남·김지희 작가 등이 디자인 메이커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디자인 메이커는 디자인 가격도 디자이너가 직접 책정하게 한다. 저작권에 대한 보상도 꼼꼼히 챙겨 준다.
◆ 학창시절 30여개 알바 경험이 든든한 창업 밑천
가격도 저렴하다. 2만~3만원이면 세상에 하나뿐인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들 수 있다. 현재 갤럭시와 아이폰 시리즈만 케이스 제작이 가능하지만 조만간 모델과 종류를 늘려 올 하반기에는 일본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학창시절 30여 개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훈장처럼 생각한다. 시간 대비 고수익이 가능한 에어컨 설치 아르바이트를 하다 고층 아파트에서 위험한 순간을 겪기도 했다.
그는 "정규직의 안정된 삶 보다는 정년없이 일할 수 있는 창업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며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또래 젊은이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