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Ⅱ 화장품을 바른 뒤 시스템옴므를 입고, 루이비통·샤넬 매장을 즐겨찾는 남자.

경제력을 바탕으로 스타일을 알고 즐기는 30~50대 남성을 일컫는 '로엘족(LOEL·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이 백화점 큰손으로 대접받고 있다.

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들 로엘족은 불황 속에서도 지갑을 열어 2010년에는 8만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4만명으로 75% 늘어났다. 경기침체로 올해 1∼5월 해외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5.2% 정도만 증가했지만 로엘족의 구매는 14.5%나 뛰었다. '남성의 로망'으로 통하는 고가 시계와 가죽 가방·신발 등의 제품도 적극 구매했다.

이들은 유행을 이끌면서도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특히 선호했다. 백화점 측에 따르면 화장품에서는 SK-Ⅱ·키엘, 아웃도어에서는 노스페이스·코오롱, 남성 의류에서는 시스템옴므, 시리즈 매장을 자주 찾아 제품을 샀다. 해외패션 브랜드는 루이비통·샤넬·몽블랑·10꼬르소꼬모·폴스미스 등의 순으로 매출이 높았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 전무는 "지금까지 불황에는 가장인 남성이 먼저 지갑을 닫는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최근 쇼핑에 적극적인 남성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측은 올해 초 남성 전용 편집숍 '아카이브'를 연 데 이어 로엘족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할인 소식을 담은 특별 쿠폰북을 별도 제작해 발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