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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3040 딸들의 어떤 서러움

한 여성가수의 가정사가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노출이 되자 여자친구나 후배들을 저마다 집 안의 딸로서 겪은 서러움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또래의 3040여성들이 겪은 스토리들은 대체로 이렇다. 우리 세대 부모들은 자식을 평균 둘셋을 낳았다. 딸아들이 섞이는 상황이지만 당신들이 충분히 원하는 만큼 배우지를 못했던 엄마들은 그래도 내 아이들만큼은 아들딸 구별말고 열심히 잘 키우자며 소매를 걷어올렸던 세대다.

"우리 딸아, 너는 엄마처럼 부엌대기로 살지 말아라. 넌 당당히 기를 펴고 네가 원하는 대로 살아라. 넌 뭐든지 할 수 있어!" 같은 뜨거운 엄마의 메시지를 한 번이라도 들었을 법하다. 그래서 우리 세대 딸들은 성장기 때는 대체로 남자형제에게 꿀리는 느낌없이, 아니 대부분은 훨씬 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영민하게 컸다. 엄마들의 바람대로 그녀들의 못 다 이룬 꿈을 대신하듯 버젓한 대학과 직장을 가게 된다.

하지만 아들에게만 생선구이의 몸통을 슬그머니 집어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사내녀석들은 손놀림이 둔해서 젓가락질을 잘 못해서…"라며 가시 많은 쪽이 딸들의 차지가 될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어야 했다. 부모가 바라는 딸의 성취와 딸이 원하는 성취에는 간극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한 딸에게 부모는 '이미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뭘 또…'라며 포기하기를 제안한다. 딸은 눈치가 빨라 그것이 '너에게 보태줄 자원'은 없다는 것 쯤은 안다. 아쉽지만 어차피 독립해야 함을 알기에 자력으로 어떻게든 해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왠걸, 쉬쉬하며 몰래 오빠 혹은 남동생은 공부던 사업이던 간에 부모로부터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꼭 돈 때문은 아니다. 실제 금전적 지원보다 딸을 열받게 한 것은 태연하게 손을 벌릴 수 있는 아들의 저 능청스 태도다. 애초 거기서부터 지고 있는 것이다. '독립적으로 어떻게든 헤쳐나간다'는 자신의 상식적인 생각이 틀린 건가 착잡하기도 하다. 이런 레파토리, 설마 내 주변에서만 흔한 건 아니겠지?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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