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루 직장인들 사이에서 '개 유치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 유치원은 일 때문에 낮에 개를 돌볼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개를 산책시키고 훈련시키는 곳이다.
유치원 원장 구스타보 비야비센시오(48)는 브라질이나 콜롬비아에는 있는 개 보육원이 페루에는 없다는 생각에 지난해 1월 유치원 문을 열었다. 그는 "하루 종일 집에 갇혀 있거나 밤 10시에 겨우 몇 분 동안 나가는 산책에 기뻐하는 개들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비야비센시오는 "유치원에서는 6명의 교사들이 개를 산책시켜줄 뿐만 아니라 앉거나 조용히 하기, 눕기 등의 기본적인 훈련도 실시한다"면서 "개들에게 무엇보다 좋은 점은 다른 개들과 함께 뛰놀며 제대로 된 사회화 과정을 거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라몰리나에 위치한 개 유치원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는 훈련장이 갖춰져 있다.
그는 "개의 품종이나 나이, 크기, 성별 등에 관계 없이 모두 유치원에 받는다"면서 "몸집이 가장 작은 개가 큰 개와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견공이든 환영하지만 발정기의 암컷은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치원에 맡겨지는 개는 하루 평균 24마리 정도다. 등록은 하루 단위 패키지로 이뤄지며 일주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패키지 중 가장 짧은 기간은 2일이고, 최대 5일짜리 상품까지 있다. 비야비센시오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를 맡아 준다"면서 "개 숙소가 아닌 유치원이라는 사실을 유념하라"고 당부했다.
개 유치원에서는 또한 학부모들의 편의를 위해 미니 밴 두 대를 유치원 버스로 운행하고 있다. 비야비센시오는 "개를 꼭 주인 집에서 태우거나 내려야 할 필요는 없다"면서 "오후 5시 이후에도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가족이나 친구집에 개를 맡기고 사전에 알려주면 된다"고 했다.
개 유치원의 가격은 유치원 버스비를 포함해서 2일 패키지는 300솔(약 12만 5000원), 5일 패키지는 550솔(약 20만 3000원)이다.
한편 비야비센시오는 개 유치원 이외에도 실종견을 찾고 위험에 처한 개를 구출하는 비영리단체 '클럽 엘리트 K-9'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피에레 구티에레스 기자·정라=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