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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돈이 들지 않는 행복

부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원만하게 가족을 돌볼 수 있는 보장성 자체를 바라기가 힘든 시대가 되었다. 주변의 전적인 지원이 있지 않는 한, 일자리 문제, 기업내 성차별, 미비한 육아보장제도나 교육환경의 과열로 인해 부부 중 한 사람, 주로 아내는 아이의 돌봄을 위해 일을 그만 두게 될 공산이 크게 된다. 쌓아온 경력을 버리는 아까움도 크지만 현실에서 무시할 수 없는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수입의 급격한 절감이다.

직접 아이를 돌보는 긍정적 효과를 대신하여 수입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저금은 커녕 모아놓은 돈은 점점 축나고 같이 벌 때 하던 쇼핑과 여행, 외식은 과감히 줄여야만 한다. 물론 그것들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절대적인 것들은 아니지만 익숙했던 라이프스타일은 확 바뀔 수 밖에 없다. 그 변화에 대해 부부의 한 사람만 불만을 가진다면 그 불균형은 또 다른 감정적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큰 변화를 맞이하기에 앞서 부부가 함께 서로의 우선적인 가치에 대해 솔직하게 공유하고 합의할 필요가 생긴다. 개별적 부부의 특수성은 무시하고 남들 하는 대로 '모범적으로' 다 따라하면 곤란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변화를 맞이할 모든 부부는 기본적으로 '돈이 들지 않는 행복'을 보다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쩌면 당장 가구수입이 줄어든 부부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해외여행보단 동네뒷산탐방, '신상'구입보단 내게 어울리는 최소한의 옷만 소유하기, 화려한 외식보단 자취요리로 소식하기 등 생활의 레벨을 떨어트리는 것이 아닌 다른 종류의 행복을 경험해보는 측면이 크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수입이 줄어서 그 수입에 맞게 소비를 해야 한다는 실리적이거나 억지긍정적인 측면을 넘어, 점점 돈이 모든 것을 말해주려는 이 시대에 역으로 '소비'가 모든 가치를 대변하지 않도록, 돈이 자동적으로 행복을 의미하지 않도록 우리의 창의성과 균형감각을 회복시키는 일의 일환이기도 하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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