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800만 시대를 열 '2013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됐다. 야구가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면서 '야구장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개막 첫 날인 지난달 30일.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던 인천 문학경기장은 구단 유니폼으로 멋을 낸 야구팬들로 북적였다.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보다 빛나는 개성만점 스타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 주말마다 뜨는 "우린 야구장 패밀리"
"연애시절부터 야구장에 엄청 다녔어요. 아기 낳고서는 주말에만 경기장을 찾아요. 선수들에게 바라는 거요? 순위에 연연해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줬음 좋겠네요. 제발 다치지만 말고요. 남편 유니폼엔 이병규 선수 이름을, 아이 옷엔 아이 이름을 새겨줬어요. 전 유니폼까지 챙겨 입기는 쑥스러워서 모자랑 후드 티셔츠로 멋을 냈네요."
-김재충(35·직장인)·권민경(34·직장인)·김민서(5)
◆ '부전자전 LG 광팬' 싱크로율 99%
"제가 LG 광팬이라 아들이 돌 되기 전부터 경기장에 데리고 다녔어요. 야구 점퍼랑 바지도 똑같이 맞춰 입고요. 애 엄마는 극성이라고 하지만 전 좋아요. 아들이 빨리 커서 같이 좋아하는 선수 같이 얘기도 하고, 함께 공도 던지고 싶어요."
-조상호(38·직장인)·조연우(4)
◆ 응원팀 다를 땐 바지·신발로 커플인증
"다른 커플들처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싶지만 응원하는 팀이 달라요. 저는 SK팬, 여자친구는 LG팬. 각자 응원하는 구단 유니폼을 입는 대신 바지나 신발은 비슷한 색깔로 맞춰서 은근한 커플룩 느낌을 내요. 아쉬운 점은 딱 하나, 제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다는 거예요. 왜냐고요? 여자친구 눈치 보여서죠, 뭐.(하하)"
-직장인 커플 한기웅(32)·박상아(28)
◆ 남친보다 아싸! 원정가는 응원녀
"남자친구가 바쁘다고 해서 저 혼자 왔어요. 지방 원정경기도 혼자 가는 걸요. 어색할 거 같지만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면 저처럼 혼자 온 팬들이 은근 많아요. 야구장 패션도 놓칠 수 없죠. 야구점퍼에 그날 기분에 따라 포인트를 달리해요. 오늘은 핫팬츠와 니삭스로 멋을 냈어요. SK의 4번째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로 'V 4'! 아자 아자! 파이팅!"
-조은애(28·직장인)
◆ 발끝까지 똑같네…야구 커플룩의 정석
"원래는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남자친구를 만나고 야구에 푹 빠졌어요. 요즘은 남친보다 제가 더 열성적이예요. SK의 최정 선수를 좋아해서 머리띠까지 만들었어요. 평소에는 쑥쓰러워서 커플옷 절대 안입는데, 야구장에 올 땐 거리낌 없이 입어요. 오늘은 야구점퍼에 운동화까지 맞춰 신었어요. 저희 제법 잘 어울리죠?"
-직장인 커플 서정덕(29)·김나연(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