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이달 1일부터 인터넷에서 처방전 없이 약품을 구입하는 것이 허용됐다. 하지만 프랑스인 10명 중 8명은 온라인 약품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LH2가 설문조사에서 '인터넷에서 처방전 없이 약품을 구매할 준비가 됐나'라고 물은 결과, 프랑스인 81%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약품의 품질과 위조 여부를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약품의 절반 가량을 위조 약품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공정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은 2011년 자격이 있는 약사들에게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품만 온라인 판매를 하도록 허용했다.
온라인 판매 약품에 대한 불신은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은 프랑스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56%는 온라인 판매 약품의 '합리적인' 가격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LH2 관계자는 "온라인 약품 구매는 번거롭게 의사의 진찰을 받지 않고도 간단하게 약을 구입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도시의 젊은 고학력자들이 온라인 약품 구매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전역에는 2만2000여 개의 약국이 있다. 'e-약국'이 등장하자 많은 약사들은 "환자를 직접 마주하고 약을 처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느냐"면서도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온라인에 약국에 빼앗길까 두려워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약노조협회(FSPF)의 필립 개르트네르 회장은 "10분 거리에 약국이 즐비하다. 온라인 약품 판매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개르트네르 회장은 이어 "앞으로 환자들이 공식 허가를 받은 온라인 약국 사이트와 그렇지 않은 사이트를 구분하지 못해 혼란스러워 할 것"이라며 "환자들이 저질 약품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또 약사협회 CNGPO의 파스칼 루이 회장은 "우리는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환자의 증상에 대해 조언도 함께 해 준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조언을 얻기 힘든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토마 방푸이유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