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칠레 안데스산맥에서 세계 최대 규모 우주 관측소의 개관식이 있었다.
안토파가스타 지방 안데스산맥 해발고도 5000m에 위치한 아타카마의 산페드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1년 중 320일이 습도 2%로 유지되는 매우 건조한 기후이기 때문에 우주 관측자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이곳에 유럽, 북아메리카, 동아시아의 연구진이 협력하여 66개의 전파망원경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 관측소 '알마(ALMA)'를 건설했다. 건설 비용 15억 달러(약 1조 6611억원)가 투입돼 설계에 30년, 제작·건설에 10년이 걸렸다.
알마의 총책임자인 데이스 데 그라우는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20개국 이상 다양한 국적의 연구진들이 모여 연구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알마는 지름 7m와 12m의 전파망원경 66대를 통해 우주에서 날아온 전파를 영상화하게 된다. 망원경들을 최대로 넓혀서 설치하면 지름 16km짜리 거대 단일 망원경의 효과를 내는데, 이를 통해 깨끗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대기권 밖에 설치된 허블 광학망원경보다 100배 선명한 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알마는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1000배나 긴 파장의 빛을 포착할 수 있어 우주에서 가장 멀고 온도가 낮은 영역까지 관측할 수 있다. 료헤이 가와베와 수브라 수레시는 "알마에서는 우주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측정과 혜성 및 소행성들로부터 나온 분자의 분석을 통한 태양계 근처 행성계들의 생성을 규명하고, 우주 대폭발 및 태양 폭발 등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관식을 위해 알마를 방문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최근 몇 년 동안 과학이 칠레의 발전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해 왔다"며 "천문학 분야에서의 다국적 협력, 그리고 그 결과 최근 이루어 낸 최대 성과인 알마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미국 출신의 우주비행사 두 명이 우주에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 와서 개관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비슷한 규모의 거대 우주 관측소 'CCAT'이 칠레 해발고도 5600m 고지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2017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데 그라우는 "몇 십 년 전 우주 관측소를 설치할 장소를 물색하고 있을 때 칠레만큼 이상적인 곳이 없었다"며 "칠레는 축복받은 나라"라고 말했다.
/마티아스 카르바할 기자·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