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렸던 기업들이 '사업 쪼개기'로 군살빼기에 나서면서 관련 주가가 봄바람을 탈지에 관심이 쏠린다. 13년 만에 다시 네이버와 한게임으로 갈라지는 NHN이 대어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 기업 내 서로 상이한 사업부문을 분리함으로써 기업의 체질 개선을 꾀하는 이 같은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예전에 유사한 시도를 한 기업들의 주가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들어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사의 인적·물적 분할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8곳이다.
이 가운데 NHN은 오는 8월 중으로 인터넷 포털 부문은 네이버로 사명을 바꿔 변경상장하고 모바일 게임 부문인 한게임은 별도 재상장할 방침을 정하고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이를 위한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동아제약은 이달 초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면서 존속회사인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변경상장하고 전문의약품 부문의 동아ST를 재상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부문을 비상장 자회사로 돌린 점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기업의 이같은 전면적인 조직 개편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지난 2011년 시장의 기대 속에 분할 상장한 신세계와 이마트의 경우만 봐도, 초반의 강세가 금세 사그라지고 주가가 기대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당시 분할 상장 첫날 40만7500원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로 직행했지만 1년 9개월이 지난 현재 주가가 반토막 수준이다.
몸집이 비교적 작은 중소형 업체의 경우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최근 1~2년새 유가증권시장에 분할 이후 재상장된 신설법인인 애경유화, 삼양사 등은 하루평균 거래량이 1만주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대폭 쪼그라들었다. 사업쪼개기로 투자매력을 부풀려 단기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뒤, 상장 후에는 투자자들의 이익을 나몰라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분할 상장 후 기업의 주가 흐름은 개별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며 "NHN의 경우, 한게임이 단기적인 약세를 보이겠지만 네이버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