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14명이 한 달 중 평균 5일을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할 정도의 우울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손지훈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성인 1029명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 질병 단계인 우울증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정도의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14.1%에 달했다고 4일 밝혔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으로 볼 수 있는 '주요우울장애'와 '기분부전장애'는 각각 2.2%, 0.7%였다. 특히 우울장애나 우울증상을 겪는 성인 모두 직장이나 학교에 결근하거나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할 정도로 기능장애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장애로 진단되지는 않지만 우울증상이 상당한 성인의 경우 한 달에 5.2일 정도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울장애가 없는 성인과 비교했을 때 한달간 기능적 손실율은 17.2%에 달했다.

우울장애가 있는 성인의 경우 한 달 동안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날이 평균 7.4일이나 돼 기능적 손실율이 24.7%를 기록했다.

손지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상당한 수준의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가벼운 우울증상도 일상생활에서 생산력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가족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