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총기를 난사한 주한미군들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이 영화같은 추격전을 벌였다.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일 밤 11시53분께 "이태원동에서 미군 2명이 시민에게 공기총을 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태원파출소 소속 곽모 경장 등 2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곽 경장 등이 총을 쏜 것으로 보이는 C(26)하사와 B(23)일병을 검문하려 하자 이들은 회색 옵티마 차량을 타고 녹사평역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주변 시민들의 차량을 여러차례 충돌했다.

마침 인근에서 다른 사건을 처리 중이던 같은 파출소 임모 순경은 피해를 입은 최모씨의 택시에 올라타 도주차량을 추격했다.

임 순경은 3일 오전 0시 10분께 성동구 성수사거리 부근 막다른 골목에서 도주차량과 마주하고 공포탄을 쏘며 하차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미군들은 후진으로 임 순경에게 돌진했고, 임 순경은 간신히 차량을 피하며 실탄 3발을 쏘았지만 차량은 그대로 도주해 버렸다.

경찰은 도주 차량의 번호를 조회해 주한미군 측에 이들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입원 중이라며 조사를 거부한 상태다.

B일병은 실탄에 맞았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며 헌병대에 "괴한에게 차량을 빼앗기고 총에 맞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배동호기자 el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