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80대 노모가 아들이 숨진 것을 모르고 함께 지내다 3일만에 구조됐다.

지난 27일 오후 4시41분쯤 강원 원주시 단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A(87·여)씨가 며칠 전 숨진 것으로 보이는 아들 B(55)씨와 함께 있는 것을 119구조대와 경찰이 발견해 구조했다.

이들은 인근에 사는 딸 C(44)씨는 반찬을 주려고 들렀는데 문이 잠겨 있어 119에 문개방을 요청하면서 구조됐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B씨는 안방에 이불을 덮고 바로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으며 A씨는 아들 시신 옆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증 치매 환자인 A씨는 아들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동안 시신과 한 방에서 생활했다.

또 며칠 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B씨가 숨진 지 3일가량 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10여 년 전부터 치매를 심하게 앓았으며 숨진 아들 B씨는 미혼으로, 노모를 보살피며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가족 곁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B씨가 평소 발작성 지병을 앓았다는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