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할렘 셰이크' 막춤 동영상으로 인해 학부모들이 교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빚어졌다.
15일 멕시코의 명문 대학교인 산업기술교육학교에서 학생 1200여 명이 참여한 '할렘 셰이크' 춤판이 벌어졌다. 세계 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할렘 셰이크'는 음악에 맞춰 여럿이 해괴한 춤을 추는 댄스 퍼포먼스다.
산업기술교육학교 학생들의 '할렘 셰이크'는 며칠 새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7만8000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인 도리안 로드리게스는 "친구가 할렘 셰이크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정말 재밌어 보였다"며 "친구들과 함께 학교 교실에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벤트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계획을 세우다 보니 일이 점점 커져서 결국 체육관까지 빌려 비디오를 찍게 됐다"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는 먼저 학교에 체육관 대관 신청을 한 뒤 페이스북에서 참가자를 모집했다. 페이스북 이벤트 기능을 통해 친구들을 할렘 셰이크에 초대했고, 초대를 받은 친구들은 자신의 친구들을 행사에 초대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누군가 실수로 교장 선생님에게 초정장을 보낸 것이 문제가 됐다. 행사 동영상을 접한 학부모와 교사들이 "교장이 학생들의 저질 퍼포먼스를 허락했다"며 교장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번 동영상에는 학생들의 코믹 막춤은 물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남학생의 반 나체 춤 등 도발적인 퍼포먼스도 담겨 있다.
한 학부모는 "체육관 이름이기도 한 이 학교의 설립자 호르헤 마투테 레무스의 이름이 더럽혀졌다"며 "마투테 레무스가 무덤에서 일어나 이 장면을 목격하면 충격을 받아 다시 돌아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이벤트 기획자들은 교장은 이 동영상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교장 선생님은 할렘 셰이크와는 무관하며 페이스북 이벤트 참가 버튼을 한 학생이 무심코 눌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더욱이 우리는 재미로 놀았을 뿐 도덕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다"며 "하버드나 다른 유수 대학의 학생들도 같은 비디오를 찍었고 이에 대해 비난을 받지 않았다. 동영상 때문에 학교 평판이 떨어질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가브리엘 오리우엘라 기자·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