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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70만원 받는 아줌마의 희망

최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노조설립을 막으려고 직원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 취재하다 새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이미 8년전 이마트에 노조가 생긴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이마트 수지점 계산대에서 일을 하던 캐셔 여성 23명이 뭉쳐서 말이다. 2004년 12월 이마트 첫 노조를 설립한 이들은 대부분 30~40대 가정주부들이었다.

이들은 용감하게도 노조를 만들었으나, 뒷이야기는 씁쓸하게 마무리된다. 노조 창립총회를 한 그날부터 회사 측은 노조탈퇴 작업에 들어가 19명이 떠난다. 그래도 남은 세 명은 정직 처분에 이어 해고통보를 받게 된다. 3년간 이어진 소송 끝에 법원은 이들을 복직시켰지만 회사 측은 다시 계약만료를 이유로 일주일도 안돼 해고한다. 결국 이마트는 수지점 노조 설립 사건을 계기로 노무관리를 강화한다.

캐셔 여성들이 생경하기만 했던 노조를 고집스레 만든 이유는 켜켜이 쌓인 억울함 때문이었다. 대표적인 게 장갑 사건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동전과 물건을 다루면서 손가락 끝이 갈라져 장갑을 끼고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리자 돌아온 것은 "불순한 생각을 갖고 있다" "스트레스 받으면 남편한테 화풀이해라. 남편 때문에 돈 버는 거 아니냐." 등의 인신공격이었다. 캐셔인데 청소까지 시키고, 슬그머니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등 부당한 대우를 들어줄 곳도 없었다.

당시 노조활동에 참가한 A씨와 최근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지금의 사태를 보는 심정이 궁금했지만, 언론에 드러나길 원치 않았다. 다만 희망의 메시지 하나를 들려줬다. 자신들은 비정규직이라 법적으로 복직됐어도 금세 해고됐지만, 지난해 해고된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정규직인 만큼 복직 판결이 내려지면 상황이 더 긍정적일 거라는 얘기였다.

16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베이커리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며 "정부 눈 밖에 나는 바람에 조사를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를 둘러싼 부당노동행위 의혹과 고용부·공정위, 경찰에 대한 로비의혹까지 폭로된 가운데 나온 정 부회장의 이 말이 사실이라면 사태의 진정성을 정치적으로만 파악하려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힘겹게 노조를 만들 수밖에 없던 직원들과 경영진 사이의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면 이마트 사태는 거듭될 게 뻔하다.

비록 한 달에 70만~80만원 받는 아줌마들이지만 회사에서 정당하게 대우받으며 열심히 일하고 싶어 했던, 그 돈으로 아이들 학원 보내고 팍팍한 생활비에 보태 쓰려 했던 직원들의 절실한 눈물에서 노조의 싹이 움텄다는 걸 마음 속에 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효순 생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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