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사랑병원 의료진이 관절내시경을 통해 관절염환자의 손상된 무릎 연골을 다듬고 있다.
회사원 김모(54)씨는 며칠 전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다 무릎에서 심한 통증을 느꼈다. 그동안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파스 등으로 간단하게 처치한 것이 화근이었다. 걷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자 결국 관절 전문병원을 찾았다. 그는 관절 전문의의 소견을 통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치료 방법을 두고 고민하던 김씨는 의료진의 권유로 '지방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했다.
퇴행성 관절염을 상대로 한 지방줄기세포 치료의 효능이 환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은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게 실시한 추적 관찰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은 먼저 퇴행성 관절염 환자 18명(남 6·여 12)의 지방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채취했다. 이를 '혈소판 풍부혈장(PRP)'과 섞어 무릎에 주사했다. 이들을 2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통증 수치가 약 60% 개선됐으며 무릎 기능은 약 83%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엽 줄기세포의 경우 인체 내에서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환자 무릎 내부 또는 엉덩이, 복부 지방 등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추출, 관절염에 걸린 무릎에 주사함으로써 연골을 재생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연세사랑병원 최윤진 소장은 "지방에는 연골로 분화하는 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며 "따라서 퇴행성관절염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자가공명영상(MRI)' 촬영에서도 나타났다. MRI 촬영 결과 손상된 연골 일부분이 재생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점은 통증·관절강직·신체적 기능을 0~100까지의 숫자로 평가하는 WOMAC의 점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들의 WOMAC 점수가 수술 전 평균 49.9점에서 1년 후 38.3점으로 떨어졌다. 또 2년 뒤에는 30.3으로 더 감소했다. 여기에 무릎 상태를 MRI로 촬영해 점수화 한 'WORMS' 점수도 수술 전 60.3점에서 48.3점으로 향상됐다.
고용곤 병원장은 "지방줄기세포를 관절염 부위에 주입한 후 최소 2년 간 증상이 꾸준히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지방체에서 유래한 중간엽 줄기세포치료가 통증 감소와 기능호전에 비교적 장기간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은 해외 정형외과 학술지인 '아스로스코피(Arthroscopy)'에 게재 될 예정이다.
/김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