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저는 남자친구와 2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 20대 후반의 여자입니다. 3개월 전, 남자친구가 저와 한 중요한 약속을 어긴 것을 제가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제 믿음이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최근에는 정치적인 사안이 맞지 않아 제가 못견디고 또 헤어지자고 했어요. 무려 세 번이나요. 그런데 이상한건, 잡아준게 고마운게 아니라 힘들더라고요. 밀어낸 건 저지만 그는 멀어질대로 멀어져서 손에도 닿지 않아요. 이럴 거면 왜 절 잡았는지도 모르겠어요. 퉁명스러운 그의 모습에 나를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 만날 사람이 없어서 날 붙잡아 두는거라고 밖에 생각이 안되네요. 전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이 관계에서 제 자신은 없고 그의 맘이 돌아설까 의심하는 저만 남아있어요. (암시롱)
Hey 암시롱!
말한 대로 첫째, 지금 만날 사람이 없어서 붙잡아 두는 것이고 둘째, 이년 쯤 사귀었으니 이별을 마주하고 새로운 상황과 마주해야 하는 것이 귀찮고 불편하기도 하고, 셋째, 명백하게 차이기는 속상하고, 마지막으로 아직은 어쩌면 여전히 조금은 사랑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겠지. 물론 마지막 이야기는 애써 미화를 하는 것이고 차라리 그가 당신에게 퉁명스럽게 구는 것은 유일하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해. 그렇다면 당신도 그 정도만큼은 솔직할 수 있겠지? 그가 다른 만날 사람이 없어서 날 붙잡아두는 거라면 당신 역시도 왜 빤히 죽어가는 관계에서 끈을 못 놓고 있는 것일까? 이별을 먼저 고한 다음에 그의 만류에 '잡혀준 것'은 어쩌면 그가 진심으로 원한 것이 아니지 않았을까? 그 누구도 마지막엔 나쁜 모습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 동시에 상대방이 내게 나쁘게 구는 것도 보고 싶지 않고. 하지만 연애가 '어른'의 것인 이유는 연애가 종국에는 반드시 끝을 보기 마련이고 거기에는 항상 '뒷처리'가 동반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야. 상대가 먼저 해주지 않으면 내가 먼저 하는 것이 어른여자의 자비.(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