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죽었어야 하는데…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크리스마스 소원은 저 여자가 감옥에 가는 거에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음주운전으로 2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운전자가 최근 열린 법원 심리에서 "미안하다"며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가증스러운 사과"라며 분노했다.
나탈리 워렌(35)은 지난해 5월 만취한 상태로 차를 몰아 카산드라 카울리우스(22)가 타고 있던 차량을 들이 받았다. 소프트볼 선수인 카울리우스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워렌은 사고 직후 인근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게 발각돼 붙잡혔다.
워렌은 음주운전, 사고 직후 현장 이탈 등 세 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한 상태로 오는 28일 최종 판결을 받게 된다. 검찰과 피고 측은 앞으로 5년간 워렌의 운전을 금지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형량에는 이견을 보였다. 검찰은 징역 3년6개월, 피고측 변호인은 2년을 주장했다.
워렌의 어머니 셸리는 "우리 딸은 원래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데 어쩌다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 본인의 행동을 뉘우치고 있다"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셸리는 또 "딸이 사고 경험을 잊지 않고 되새겨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음주운전 예방 교육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울리우스의 어머니 마가리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시간이 좀 지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코웃음 쳤다. 마가리타는 심리 직후 기자들에게 "워렌이 우리 가족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는 데 눈도 마주치지 않고 사과를 하더라"면서 "그게 진심이 담긴 사과라고 생각하느냐"며 격분했다.
그는 "억울하게 죽은 우리 딸만 불쌍하다"며 "이번 크리스마스에 가장 큰 소원은 워렌이 감옥에 가서 죄값을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 결과가 28일에 나오는 덕분에 워렌이 크리스마스를 자신의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게 아닌가 싶어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우리 집 크리스마스 트리 맨 꼭대기에는 천사가 있어요. 우리 딸을 상징하는 천사에요. 하늘나라에 있는 딸 생각이 자꾸 나서 쳐다보지도 못하겠어요."
/필리시아 토레빌라스 기자·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