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메이저리스 스토브리그를 달구고 있다. LA 다저스가 그의 영입을 위해 내놓은 협상금액은 280억원, 대한민국 에이스에 합당한 금액이다. 여기에는 류현진의 능력, 한화이글스에 대한 보상 외에 메이저리그를 앞서간 선수들의 가치가 포함돼 있다. 박찬호에서 현역 선수인 추신수로 이어진 노고의 값이 보태진 셈이다. 늘 그렇다. 앞서 간 사람들이 뿌린 씨앗을 뒤따르는 사람이 걷는 법이다.
경기불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불황의 뿌리다. IMF도 아니고, 특정 자원의 고갈 때문도 아니고, 민주화 투쟁이 극에 달하고 노사관계가 나쁜 탓도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산업은 전자, 자동차, 조선이다. 이의 초석은 경부선 고속도로 개통, 포스코와 같은 국가인프라다. 이 두 사업은 1960년대 말 경제, 사회 상태로 볼 때 말도 안 되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후 50년 경제를 이끌었다.
청출어람. 이 말은 절대값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스승이 일궈 둔 지식과 경험의 밭에서 제자가 손쉽게 무엇인가를 얻게 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제자는 시간과 노력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승이 땅을 고르고, 물길을 트고, 틀을 갖춰두지 않았다면 제자는 고스란히 밭을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한다. 학문이든 경제든 정치든 크게 다를 바 없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논쟁이 뜨겁다. 문재인 후보 측은 인적 쇄신과 함께 단일화의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맡겼고,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의 핵심으로 떠오른 '여론조사 + α'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다. 이것이 과연 대통령후보로서 국가의 밭을 가꾸는 일일까 의문이다. 오히려 두 후보가 눈을 마주하고 앉아 50년 대계에 대한 뜻을 나누고 상대를 인정해 주는 방식이 어떨까 싶다.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는 시대다. 대통령의 역할, 정치인의 역할, 기업의 역할, 대한민국의 역할 등을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정의해야 한다. 대선은 대통령 선출 장치이지만, 그 뜻과 의미는 장치가 아니란 걸 우리 모두 인지하면 좋겠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