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고백을 하자면 요새 문득 '리치 앤 페이머스(Rich and Famous)', 즉 부와 명성이라는 것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상당히 시대착오적이다. 세상은 욕망을 다스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흐름이랄까 사상적 유행이 있는데 요새는 분명, '욕망을 가지고 더 욕심을 내도 된다'보다 '잠시 멈춰서 생각하고 내 주변의 사사로운 행복을 챙겨라'는 메시지가 대세니까 말이다.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채찍질보다는 위로와 공감이 넘쳐난다.
개인적으로 나는 늘 성취지향과 상승욕구, 그리고 욕망에 대한 인정을 인간사의 꽤 중요한 지점이라 생각해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의 성공사례를 담은 자기 계발서를 탐독하는 등의 정성을 기울이진 못했다. 그저, '그냥 이대로 포기하긴 싫어'같은 아집이 늘 맴돌았다. 그리고 이대로 포기하기 싫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문제만이 남게 되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하지만 대개 우리들은 '어떻게'의 장기적이고 단기적인 행동지침을 세세하게 생각하고 세우기보다는 욕망이라는 감정에 압도되거나 휩쓸리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보낸다. 가령 내가 바라는 그 욕망을 이미 가진 사람들에게는 질투를 느끼고, 반대로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 즉 욕망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존재를 무시하게 된다. 세상에는 상승욕구가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굳이 위로 올라갈 이유를 못 참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인데, 전자는 후자를 게으르고 의욕부족인 사람, 더 심하게는 위로 '안 가는' 게 아닌 '못 가는' 사람으로 치부한다. 가시적으로 타인의 눈에 비치는 욕망이 없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더 위로'라는 욕망도 있지만 '더 깊게'라는 바램도 있다. 세속적인 성취도 좋지만 한 사람이 더 사적으로 성장하는 것, 가령 지혜롭고 더 실력이 늘고 마음이 관대해지는 것, 이런 것들 역시도 인간으로서 성취해내는 매우 중요한 성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