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도 광란의 '프롬(Prom)'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롬은 성인으로서의 새 출발을 앞둔 고 3 졸업생을 위해 학교가 마련하는 공식 무도회다. 학생들은 값비싼 예복을 차려입고 호텔이나 체육관에서 쌍쌍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축제 후에는 친한 사람들끼리 어울려 부모가 비워준 집이나 큰 호텔 방에 가서 질펀한 파티를 벌인다. 파트너가 된 남녀 학생 상당수는 이날 밤 스스럼없이 성관계를 맺는다. 술을 마시는 것은 물론 대마초를 피우는 아이들도 많다.
이 때문에 뉴욕에서는 프롬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콘돔 500개를 나눠주려 한 일도 있다. 플로리다에선 학교 측이 포르노 전시장을 프롬 파티장으로 빌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자녀의 '성해방'을 앞둔 부모들은 프롬을 맞아 피임 교육을 시키고 "마약만큼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단단히 주의를 준다.
미국에서는 탄생 1세기가 넘은 프롬을 사회적인 통과의례로 여기는 편이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무도회에 함께 갈 파트너를 구하지 못할까봐 걱정을 한다. 파트너 없이 프롬에 간 학생들은 부모가 실망할까 봐 싸구려 모텔방에 모여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한숨으로 밤을 지새운다.
올해는 부모들에게 걱정거리가 몇 개 더 늘었다. '영 쿠거'란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여학생이 자신보다 어린 남자 하급생을 프롬 파트너로 삼아 하룻밤을 즐기는 풍조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거는 북미 지역에 사는 표범으로, 연하의 남자를 침대로 유인하는 중년 여성을 의미하는 비속어로 쓰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한 고교 프롬에서 많은 여학생이 하급생을 파트너로 대동한 사실을 다루며 이런 풍조가 미국 사회에 논란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프롬 베이비' 도 문제다. 어떻게 해서든 대학에 가지 않으려는 여학생들이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임신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