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젊은 농업인 A씨(27)는 금산·옥천·태안 등지에서 인삼밭 3만9600㎡를 아버지와 함께 일궈 연간 1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인삼농사에 뛰어든 지 벌써 14년. 아직 아버지에게 월급을 받고 있지만 그는 기술을 더 배우고 나면 별도의 사업체를 세워 자립할 계획이다. 얼마전 본인 명의의 밭 5600㎡를 혼자 관리하기 시작해 독립의 첫걸음을 뗐다.
# 2. B씨(26)는 3300㎡의 농지에서 2년째 육묘사업을 하고 있다. 수박·고추·배추 위주로 종묘를 판매해 연간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고품질로 차별화한 종묘는 선주문이 90%가량으로 인기가 높다.
대부분 인근 농가에 직접 판매해 유통마진을 없앴고 일부는 대리점에 납품해 안정적 판로를 마련했다.
연 매출 1억원 이상의 '부농'이 크게 늘어났다. 전체 농업 종사자는 줄어든 가운데 부농은 증가했다. 한국 농업의 질적 성장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통계청은 24일 "2010년 말 전체 117만7000 농가 중 매출액 1억원 이상의 농가는 2만6000가구(2.2%)로 2005년에 비해 9600가구(58.5%)가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농가 가구 수는 127만3000가구에서 7.6% 감소했다.
부농의 증가는 농가에서 재배품목을 전문화하고, 대형화하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 조사관리국 김형석 과장은 "5년 사이에 (부농이) 많이 늘어난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대규모화를 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번에 전수조사를 통해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부농의 특성을 파악했다.
김 과장은 "5년에 한 번씩 전수 조사를 한다"며 "1억원 이상 매출 농가의 특성은 전수조사에서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매출 1억원 이상의 농가형태는 축산 농가 비중이 41.1%를 차지했다.
채소 농가는 24.5%, 과수원 농가는 11.0%의 비중이었다. 축산농가만 놓고 보면 한·육우(16.5%) 농가가 1억 이상 매출을 올린 경우가 가장 많았고,이어 젖소암컷(10.2%), 돼지(9.45%) 농가순이었다.
또 1억원 이상 농가의 65.1%(1만7000가구)는 전업 농가였다. 이중 1만1000가구는 경지면적이 3.0ha 이상이었다. 해당 농장주의 평균 연령은 54세로 전체 농민 평균 62.8세보다 8.8세 젊었다.
농가의 지역별 분포는 경기 4700가구(18.0%), 경북 3700가구(14.3%), 충남 3100가구(12.1%)순 이었다. 농업종사 경력은 20년 이상이 1만9700가구(75.7%)로 가장 많았고 평균 경력은 26.6년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1억원 매출 이상의 부농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도시근로자 평균 연소득 4809만원, 100대 기업 직원 평균 연봉 6195만원과 비교하면 시사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지성기자 lazyhand@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