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판사는 남편의 성기를 절단해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캐더린 키우(48)에게 1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다.
캘리포니아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가든그로브 시에 거주하는 캐더린은 남편 베커(60)의 저녁 식사에 수면제를 넣어 잠에 빠진 남편의 팔다리를 침대에 묶은 후 남편이 깨어나자 성기를 잘라내 주방 싱크대 분쇄기로 갈아버렸다. 그리고는 911에 전화해 출동한 경찰에게 “남편이 당해 마땅한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병원으로 실려간 남편은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정확한 상태는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09년 결혼한 이 커플은 1년 6개월 만에 이혼청구를 해놓은 채 함께 살고 있었는데, 남편의 친구들이 집에서 숙식하는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이던 끝에 이런 참극이 벌어졌다고 한다.
캐더린의 변호사는 그녀에게 쏟아질 지나친 미디어의 관심과 대중의 여론재판이 진실을 호도하고 캐더린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 TV 중계재판을 금지하도록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통역관을 통해 의사를 전달해야 할 만큼 영어소통이 어렵고 미국의 법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베트남계 이민자 캐더린(본명 퀴 앤 트란)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신을 변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녀는 독극물을 투여하고 장기를 훼손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을 지도 모른다.그녀에 대한 심문은 변호사의 요청으로 9월 23일로 연기됐다.
이 사건은 최초로 ‘부부강간’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촉발시켰던 1993년의 보비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에쿠아도르 이민자 출신 로레나 보비트는 남편 존 보비트의 상습적인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다 여느 때처럼 강간을 당한 날 밤, 자고 있던 그의 성기를 잘라 집 근처에 던져버렸다. 로레나의 자진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버려진 성기를 찾아내 재건수술에 사용하도록 했다.
남편에 의한 ‘부부강간’이 일상적이었고 로레나가 남편의 학대로 우울증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것이 인정돼 그녀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존은 성공적인 재건수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대중의 관심을 끌고 몇 편의 성인물에도 출연했으나 재혼 후 가정폭력으로 기소돼 로레나의 무죄판결이 정당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이지은 통신원 j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