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2010~2011 시즌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첼시에게 내줬던 리그 우승 트로피를 되찾으며 숙적 리버풀을 넘어 잉글랜드 1부리그 최다 우승(19회) 클럽이 됐다는 점에서 보면 성공이다. 하지만 리그 우승 축하연까지 미루고 준비했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그들은 바르셀로나에 경기 내내 압도당하며 완패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경기 막판 부들거리며 분해할 정도였다.
시즌 종료 후 2주가 지난 현재 맨유는 바르셀로나전 패배를 되새기며 더 큰 성공을 위한 새로운 변화에 나섰다. 현재 이적시장에서 가장 바쁜 팀은 맨유다. 최근 3년간 맨유가 이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적은 없었다. 적자투성이인 지주회사 탓에 늘 저비용 고효율 영입만 했던 퍼거슨 감독이 1000억이 넘는 이적자금을 쥐고 대어를 노리고 있다. 맨유를 인수하려는 중동 재벌의 오일 머니의 지원을 등에 업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맨유에게 선수보강은 필수적이다. 게리 네빌, 판 데르 사르, 폴 스콜스가 현역에서 물러났다. 노쇠한 웨스 브라운, 만년 유망주 대런 깁슨 등도 타 팀으로 보낼 계획이다. 맨유 1군의 1/3을 바꾸는 작업이 준비 중이다. 현재 퍼거슨 감독이 노리는 선수는 스페인의 차세대 No.1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제2의 리오 퍼디낸드로 평가받는 최고의 수비 유망주 필 존스(블랙번), 빠른 돌파와 킥이 장기인 애슐리 영(애스턴빌라)다. 이들은 현재 맨유행이 사실상 확정됐다.
맨유의 마지막 퍼즐은 중앙 미드필더다. 창의적인 플레이로 파괴력을 높일 수 있는 선수를 원하는 퍼거슨 감독은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카카(레알 마드리드), 나스리(아스널) 등을 리스트에 올려두고 나니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달은 차면 기우는 법이다. 퍼거슨 감독은 정상에 섰을 때 헌 부대를 버리고 새 부대에 새 술을 담는 과단성을 지녔다. 그것이 그를 20년 넘게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버틸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번에도 퍼거슨 감독은 자신의 의지로 리빌딩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