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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나온 아들도, 대학원나온 아버도 논다

지방소재 대학 행정학과 석사 출신인 강인호(32)씨는 2년 전부터 교사임용고시를 준비 중이다. 행정고시를 일찌감치 포기한 그는 한국산업관리공단을 통해 한국어 교사 양성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모 공공기관에서 6개월간 인턴을 했지만 취업할 곳을 찾지 못했다.

강씨는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단어가 청년 인턴”이라며 “차라리 일찌감치 고시준비를 했다면 지금처럼 실업자 신세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에 다니다 조기퇴직한 한성호(56)씨는 틈틈이 익혀둔 일본어 실력을 믿고 관광가이드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먹었다가 포기했다. 관련분야 경력자가 아니면 자격증이 있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구청에서 알선해주는 공공근로를 전전하던 한씨는 요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기약없는 날을 보내고 있다.

1980년 27.2%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83.8%까지 치솟았다. 단순화해서 말하면 국민 10명 중 8명이 대학을 나온 초고학력 국가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 중 일자리를 찾아 꿈을 펼치고 있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청년 실업률은 8.5%(1월 기준)로 전체 실업률 3.8%의 두 배를 훨씬 넘고,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인 55~64세 장년층의 고용률은 60%에 불과하다. 대학 나온 아버지도, 대학원까지 마친 자식도 실업자인 셈이다.

이는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비경제활동 고학력 인구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비경제활동 인구 1639만2000명 가운데 전문대와 대학교(4년제) 이상 졸업자는 각각 93만8000명, 201만4000명으로 전체 대졸 이상자는 295만2000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대학교(4년제) 이상 졸업자는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그냥 쉬거나 가사, 육아, 연로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고학력 인구가 30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기본적으로 유난스런 우리의 교육열에 기인한다. ‘최소한 대학은 무조건 나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대졸자가 양산되고 학력 인플레가 심화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고용시장 상황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에 따르면 1955년~63년 사이에 태어난 7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는 월평균 386만원을 벌지만, 노후를 위해 저축하거나 투자하고 있는 돈은 고작 17만2000원에 불과하다. 노후 안전망이 없는 이들마저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 악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일환기자 wha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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