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의 큰 과제 중 하나인 우주쓰레기 문제를 ‘우주어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일본에서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히로시마현의 어망제조회사 닛토세모(日東製網)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공동으로 ‘우주쓰레기 제거시스템’을 공동개발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닛토세모는 ‘도전성 테더(導電性 tether)’라고 불리는 금속으로 짠 수킬로미터의 질기고 가늘고 긴 그물을 개발중이다. JAXA와 닛토세모는 ‘도전성 테더’를 ‘포획위성’에 실어 로켓으로 쏘아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궤도에 진입한 포획위성은 로봇팔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를 그물로 수거한 뒤 로봇팔 끝을 분리시킨다. 그물은 지구 둘레를 도는 과정에서 전기가 발생하고, 지구 자기장의 영향으로 차츰 고도를 낮추면서 대기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우주쓰레기는 대기권에서 불타버린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연료가 필요없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창업 100주년을 맞이한 닛토세모는 1925년 매듭없이 짜는 무결절그물 제조기를 세계에서 처음 발명한 회사다. 무결절그물은 실이 교차하는 부분에 매듭이 있는 종래의 그물보다 잘 끊어지지 않고 부피도 작아 획기적인 그물로 꼽혔다. 닛토세모는 이 그물을 앞세워 일본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는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역사를 가진 닛토세모는 6년전 JAXA로부터 ‘전류가 흐르는 그물을 만들고 싶다’는 의뢰를 받아 연구를 시작했다. 수십종류의 소재를 테스트한 끝에 지난해 여름 알루미늄실과 스테인리스 섬유를 조합해 만든 ‘도전성 테더’ 개발에 성공했다.
‘도전성 테더’는 머리카락만큼 가는 섬유를 붙인 직경 1㎜의 은색 끈 3가닥을 그물실처럼 꼬았다. 실뜨기용 실처럼 부드럽게 휜다.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는 작은 쓰레기와 충돌해 한가닥이 끊어지더라도 나머지 2가닥이 버텨줘 그물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 로켓 발사 시기는 미정이지만 닛토세모는 2년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담당자는 “나일론 등으로 짠 어망과 달리, 강한 금속제 그물을 짜는 건 어렵다. 찢어져 사용하지 못한 실패작도 있었지만 겨우 실용가능한 ‘테더’를 만들었다”며 우주쓰레기 제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주쓰레기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이나 로켓의 파편 등을 일컫는다. 10㎝이상의 쓰레기는 1만6000여개, 이보다 작은 쓰레기를 포함하면 수십만에서 수천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주활동이 늘고 위성발사가 가속화하면서 우주쓰레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저궤도에서 지구 둘레를 시속 2만7000㎞의 엄청난 속도로 돌고 있다. 가동중인 위성에 충돌할 경우 파괴될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미국 우주방위사령부 등이 감시하고 있지만 제거작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