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저의 절친한 친구의 문제인데 아무한테도 말 못할 고민입니다. 그 친구는 한 남자와 반년째 정식으로 사귀는 관계는 아니고 서로 틈날 때마다 육체적 관계만 가지는 사이입니다. 물론 서로에게 기본적 호감은 있지만 구속하고 싶지 않다나 뭐라나. 그래서 개인 프라이버시다 싶어 놔뒀는데 얼마 전부터 친구가 몹시 그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합니다. 언뜻 얘기를 들어보면 그 남자가 남자로 보이고 주변 여자 관계에 질투를 느끼기도 하나 봐요. 그럼 그 남자랑 정식으로 사귀던지 아니면 차라리 관두라고 해도 여전히 질질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친구로서 어떻게 조언해줘야 할까요?
(딱따구리)
Hey 딱따구리!
많은 사람들이 스킨십으로부터 시작되는 사랑을 부도덕하다 부정하고 그것이 연애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매도하지만 같은 ‘인간 관계’라는 측면에서 요구되는 것은 똑같아. 두 사람 간의 감정의 밸런스를 어떻게 잘 잡아 가느냐에 달렸고, 그 관계가 계속 이어질 확률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결국 관계의 성패와 지속성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계기’라는 거! 그리고 지금 그 두 사람은 어떤 계기로 인해 여자 쪽 마음만 확 움직여버린 케이스네. 그녀가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은 그렇게 ‘감정’이 개입했다는 얘기이고 그 감정의 무게가 두 사람 간에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지. 여하튼 모범적인 연인 관계든, 그저 스킨십만 있는 부도덕한 관계든 간에, 인간 관계란 자고로 다 서로 좋자고 하는 건데 그토록 힘들어 한다면 그 관계에서 어서 내려와야 하겠지. 한데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그녀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녀가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보다 육체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그런 친구에겐 조언은 무의미해지지. 어쩌면 그녀는 그 고통조차 그리고 당신의 순수한 위로조차 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화르르 타오르는 촛불처럼 그 마지막 스킨십들의 양념으로 쓰는 것일 수도 있으니.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