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공화당의 ‘울보’ 존 베이너(사진)가 곧장 시작한 일은 오바마의 의료개혁법 철폐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난해 통과돼 이미 입법화된 의료개혁법이 “일자리를 없애는 의료개혁”이라며 다음주에 폐지안을 상정,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지난해 비록 의료개혁법은 통과됐지만 법안에 대한 의견 차로 벌어진 내분 탓에 개혁 내용을 선전할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여기는 민주당으로서는 오히려 반가운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 당시 오바마의 의료개혁안에 반대했던 민주당 의원들조차 통과된 이 법안을 폐지하자는 공화당의 의견에는 반대한다. 따라서 투표 결과는 공화당의 완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회예산국은 이 법안이 폐지되면 그로 인해 2300억 달러의 손실이 생기고, 3200만 명의 미국인이 보험을 잃게 되며, 가계의 사보험 경비가 늘어나게 된다는 리포트를 제출했다. 그 손실은 결국 정부의 빚으로 남게 되는데, ‘오바마가 국민을 빚더미에 올려 놓았다’고 공격하며 정부의 빚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공화당으로서는 모순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또 공화당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도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2009년에는 47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진 반면 2010년 의료개혁 이후 11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 개혁으로 무보험자 수가 현격히 줄고 있다. 대형 보험회사인 카이저패밀리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소기업이 13% 증가했는데 이는 의료개혁안이 보장하는 세금 공제 혜택에 따른 것이다.
공화당이 의료개혁법을 폐지하자는 것은 보험회사에 가입 전의 질병을 혜택에서 제외하고, 만성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허용하지 않으며, 기존 가입자라도 만성질환이 생기면 갱신을 불허하는 등의 횡포를 부릴 자유를 다시 부여하겠다는 의미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공화당은 보험회사들의 엄청난 로비와 지원으로 선거에서 활약했기에 이번 폐지안 상정은 그들을 위한 상징적 제스처로 보인다.
만에 하나 예상을 뒤집고 법안 폐지안이 가결된다 하더라도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6일 오바마가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이미 단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