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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일상은 만만디…단죄는 콰이콰이디

그러나 이런 중국 법도 나름 괜찮은 면이 없지는 않다. 우선 만만디(慢慢的)라는 말에서 보듯 느리기로 유명한 중국인들과 달리 법의 운용이 신속하다. 형사사건이든 민사사건이든 재판이나 형의 집행을 질질 끄는 법이 별로 없다. 게다가 봉건시대 혹형의 전통이 남아 있어 그런지 형벌이 대단히 엄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목숨을 잃거나 십수년을 감옥에서 썩어야 하는 횡액을 당하기 쉽다.

필자의 중국인 지인 중에는 장(張) 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때 주 평양 중국대사관의 당 대외연락부 대표를 지내기도 한 그는 잘나가는 당의 외교 엘리트였다. 2000년 초에는 두 차례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일정을 직접 짜고 수행하는 역할도 했다. 그는 그러나 수년 전 간첩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어 지난해 초 손을 써볼 사이도 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100% 그런 것이 아니기는 해도 대체로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사실 역시 긍정적인 면이 아닌가 싶다. 상하이시 당서기를 지낸 천량위(陳良宇), 주한대사 출신의 리빈(李濱), 신화통신 외사국장을 역임한 위자푸(虞家復), 재벌인 궈메이(國美)그룹의 황광위(黃光裕) 전 회장, 눙카이(農凱)그룹의 저우정이(周正毅) 전 회장, 어우야(歐亞)그룹의 양빈(楊斌) 전 회장 등이 잇따라 각종 비리로 법의 혹독한 심판을 받은 것은 이런 현실을 확실히 웅변해준다. 적어도 중국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니 ‘유권무죄, 무권유죄’니 하는 자조적인 용어가 통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법은 정비가 잘 안 돼 있어 그렇지 나름 합리적이기도 하다. 예컨대 중혼죄(重婚罪)는 있어도 간통죄가 없다는 사실이 그렇다. 남녀의 감정에 따른 일탈을 굳이 법으로 심판할 필요가 없다는 정신을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하겠다.

최근 베이징의 한 법원에서는 자신의 부인에게 수년 동안 성희롱을 자행한 대학 교수를 두들겨 패고 16만 위안(27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한 형법학 박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죄목은 폭행과 공갈협박이었다. 어떻게 보면 유죄를 선고받은 성희롱 피해자 남편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은 엉뚱하다고 하기 어렵다.

한국은 법치국가다. 또 헌법에는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은 것 같다. 재판이나 법 집행도 별로 신속하지 않다. 합리적인 면은 더 그렇다. 오죽하면 법보다 주먹이 가깝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을까. 법치국가인 한국의 법이 인치국가인 중국의 법보다 결코 낫다고 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괴롭지만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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