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메일과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소식을 전하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도 일본에서는 연하장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와 달리 신정을 쇠는 일본에서는 새해를 맞아 연하장을 지인들에게 보내는 게 관습화돼 있기 때문이다.
1일 일본 우정사업청에 따르면 신정에 전국에 배달된 연하장은 20억 8100만 통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하 엽서의 판매 매수도 33억 7500만 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0.4%, 0.9% 감소했지만 지난해 일본 총인구가 1억2736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성인 1인당 40장 이상 연하장을 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서 전자우편이 대부분 연하장을 대신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그 수가 조금 줄어들었지만 연하장 보내기는 여전히 중요한 연례행사다.
일본에서 전통적 의미의 ‘연하(年賀)’란 신년 초에 친척, 친지, 지인 집을 방문해 인사드린다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연례행사가 우편제도 보급과 더불어 직접 방문 대신 연하장을 보내는 풍습으로 대체된 것이다. 연하우편은 1888년에 처음으로 취급됐으며 1906년 11월에 제도화됐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에게 ‘중요한 소식이나 감사의 뜻은 엽서와 편지로 보내야 상대방에게 예의를 차린다’라는 관념이 아직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매년 12월 15일부터 28일 사이에 우체국을 통해 보낸 연하장은 이듬해 1월 1일에 배달되는 특별 우편으로 분류된다. 이런 이유로 연말이 되면 각종 백화점, 서점, 유명 문구점, 우체국에서 연하장 특별 코너를 만들어놓고 신년 연하장을 판매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연하장의 인기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새해 인사와 함께 경품을 받을 수 있다는 요인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장마다 번호가 인쇄되어 있어 ‘세뱃돈 복권’으로 1월 15일에 당첨 번호가 발표돼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
회사원 무라카미 나오토(45)는 “신세를 지거나 선물을 받았을 경우에 전화나 e-메일로 사례를 표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느끼는 게 아직 대다수의 일본인들의 생각”이라며 “감사하는 마음은 정중하고 예의가 담긴 편지나 엽서로 보내야 한다는 정신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