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과 함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 아프리카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멜린다 게이츠. 세계 곳곳의 빈곤층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230억 달러를 기부했다. 가난과 질병 퇴치를 위해 지구촌을 누비는 그를 만났다.
)전 세계 어린이와 여성을 돕는 일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일을 통해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비록 살고 있는 환경은 전혀 다르지만 그들이나 나나 비슷한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나 역시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들과는 생각이 잘 통하는 것 같다. 종종 현지 여성들의 초청을 받아 가정을 방문할 때도 있다. 거실 바닥에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람들이 질병과 굶주림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얼마나 애쓰는지 그 절박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녀를 키우면서 내가 느낀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그 여성들도 똑같이 안고 있었다. 다만 열악한 환경 탓에 부모가 아이를 지킬 수 없다는 점만 달랐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기 바라는 엄마 마음은 어느 곳이든 다 똑같다.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구호 활동 분야나 방법은 어떻게 결정하나.
))우리 재단의 목표는 최대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어느 곳에 투자해야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분석한 후 구호 활동 및 지원 분야를 선택한다. 우선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 과거에 다른 사람들이 이 분야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졌는지를 확인한다. 그 다음 우리가 혁신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수백, 수천 만 명의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문제인지를 판단해 최종적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아동 문제와 관련해 펼친 사업 중 가장 큰 업적으로 꼽을 만한 일은 뭔가.
))최근 몇 년 새 세계 아동 보건 분야에서 얼마나 큰 진전이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다. 1960년대에는 한 해 5세 이하 아동 2000만 명이 숨졌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이 연령대 사망 아동 수가 900만 명 정도였다.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다름아닌 예방 백신이었다. 백신은 소량으로도 수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백신이 기적과도 같은 일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백신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개도국 빈민가의 아이들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뭔가.
))남편과 나는 못 말리는 낙관론자다. 아이들이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어도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도와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 한다. 그동안 보건 분야에 투자를 하면서 여러 상황들이 개선되고 아이들의 삶이 바뀌는 걸 봐왔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지난해 말라위를 방문했을 때 보건 관계자들이 전체 아동의 약 90%에게 한 예방 백신을 제공하는 걸 봤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말라위의 보건 분야에서 그야말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예방할 수 있는 다른 질병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당신의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자라길 바라나.
))사람은 모두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케냐의 빈민가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미국 슬럼가의 아이들 모두 내 아이들만큼 소중하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소아마비가 좋은 예다. 미국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소아마비 환자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사는 빈민층 아이들은 여전히 소아마비를 앓는다. 이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곳이 있다면 다른 지역에 전달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메트로 인터내셔널=엘리자베스 브로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