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주국야서’(낮에는 국회에서, 밤에는 서울광장에서 투쟁)를 내세워 22일부터 새해 예산심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파행을 거듭하던 예산국회가 형식상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를 열어 국회 예산결산특위와 상임위별 예산심의에 참여하되, 법안심의는 계속 거부하기로 했다. 동시에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는 국민 서명운동 등 장외투쟁을 펴기로 했다.

손학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닉슨의 워터게이트에 맞먹는 작금의 민주주의 파괴 위기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고, 힘을 얻어 반드시 국정조사와 특검을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서울광장에서 24시간 철야 천막농성을 시작하기로 했다. 소속 의원들도 매일 밤 농성에 동참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예결위에서 국정조사·특검을 촉구하는 발언과 손피켓 시위 등으로 ‘투쟁’에 매진했다. 여당의 예산심사에나 협조하려고 국회를 연 게 아니라는 의미다.

주국야서 전략은 앞서 손 대표가 구상한 ‘투트랙 전략’이 기반이다. 의원들은 원내로 복귀하되, 자신은 장외에서 ‘대포폰’ 국정조사 투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새해 예산안을 방치할 경우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전략은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으로부터 “여권이 국정조사를 받지 않은데 원내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강한 반발을 샀다. 하지만 결국 의원총회에서 주국야서 방침이 정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