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수퍼컴퓨터 개발 경쟁이 뜨겁다.
미국과 일본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중국이 수퍼컴퓨터 신흥강국으로 부상한 결과다. 수퍼컴퓨터의 성능지표인 연산속도 분야에서 중국의 수퍼컴퓨터 ‘톈허(天河) 1호’(사진)가 세계 1위로 올라서면서 미국과 일본도 수퍼컴퓨터의 연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2012년쯤 1초당 약 2경(京·조의 1만 배) 차례 계산할 수 있는 수퍼컴퓨터를 개발할 예정이다. 일본도 초당 1경 번 계산할 수 있는 ‘게이(경의 일본식 발음)’를 개발하고 있다.
수퍼컴퓨터의 연산속도 분야에서 지금까지 부동의 1위는 미국이었지만 최근 수퍼컴퓨터 성능 조사기관인 ‘톱 500’이 발표한 순위에서 중국 국방과학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텐허 1호가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미국 오크릿지연구소의 ‘재규어’가 1759조, 중국 선전 국가수퍼컴퓨터센터의 ‘네뷸러’가 1271조, 일본 도쿄공업대학의 ‘쓰바메 2.0’이 1192조로 톈허 1호의 뒤를 이었다.
톈허 1호의 처리속도는 초당 2566조로 하루 연산량이 일반 데스크톱 PC 한 대가 620년 동안 작업할 수 있는 수준과 맞먹는다. 보유중인 수퍼컴퓨터의 연산 속도를 모두 합한 ‘연산력 총계’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세계 전체의 51.03%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수퍼컴퓨터가 1, 3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수퍼컴퓨터 강국인 미국과 일본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중국 언론은 “아시아 최고를 넘어 마침내 세계 최고 대열에 합류했다”며 흥분하고 있다.
톈허 1호가 수퍼컴퓨터의 핵심인 CPU(중앙처리장치)를 인텔 등 외국산으로 사용하고 있는 등 기술적 측면에서 여전히 미흡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중국 측은 “국산화 진척도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며 일축하고 있다.
중국 측은 톈허 1호가 CPU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적절하게 병렬처리해 연산속도의 가속화를 이뤘고, 운영체제 역시 중국이 자체 개발한 ‘기린’을 사용, 사실상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톱500 책임자인 쟈크 돈가라 미 테네시대 교수도 “중국은 2만 개나 되는 장치에 작업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접속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