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저널리스트 후안 윌리엄스(사진)가 방송에서 무슬림 관련 발언을 했다가 10여 년 동안 일해오던 미국 공영방송(NPR)에서 해고를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윌리엄스는 지난 18일 폭스방송의 ‘오라일리의 사실’이라는 뉴스쇼에 출연, “비행기에서 무슬림 복장을 한 사람들을 보면 걱정이 되고 떨린다”고 말했다. NPR은 이 발언이 “해당 방송사의 편집 기준과 행동 방침에 어긋나며 뉴스 해설가로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고 공식 입장을 천명했다.
윌리엄스는 개인적 감정을 말했을 뿐인데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를 두둔하며 정치적으로 반무슬림을 주창했던 것도 아닌데 해고는 부당하다고 방송사를 비난하는 그룹, 국내외로 무슬림과의 관계가 예민한 상황에서 공영방송 논평가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으니 파면이 당연하다는 그룹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윌리엄스의 발언이 단순한 개인적 감정표현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평소 논평해오던 내용과 다른 사적인 감정을 토로하게 되면 논평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그 ‘개인적 감정’이 공중파를 통해 표현됐기에 결코 개인적인 감정일 수 없다. NPR 사장 비비안 실러는 이런 변명에 발끈해 “그런 거라면 정신과 의사나 홍보담당 비서 앞에서 토로했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윌리엄스가 문제의 발언을 했던 프로그램은 가장 극우적인 뉴스 토크쇼로 유명하다. 폭스사와도 계약을 맺고 논평을 하는 그가 폭스사의 토크쇼에 출연할 때마다 NPR의 뉴스 논평가로 신분을 밝히면서 발언을 하는 게 오래전부터 NPR을 불편하게 했다.
◆미셸 오바마 조롱 전력도
지난해에도 그는 이 토크쇼에 출연해 미셸 오바마를 조롱하는 문제성 발언을 했다. 당시 NPR은 윌리엄스가 폭스사 뉴스쇼에 출연할 때 NPR 소속이라고 밝히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
백인 앵커가 “레게머리의 흑인을 만나면 무섭다”고 토크쇼에서 말한다면 즉각 해고되는 것이 온당하다고 믿어지는 미국사회에서 흑인 논평가가 타 인종을 두고 한 차별적 발언 역시 ‘해고감’일 수밖에 없다.
이번 일로 ‘정치적 신념과 사적 감정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고 못을 박는 NPR에 대한 신뢰도가 오히려 높아지지 않을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