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전 22살 여대생이고 제 직장인 남자친구는 저를 심하게 구속합니다. 옷이 그게 뭐냐, 다른 남자랑 전화하지 말라, 누굴 만나는지 사전에 허락을 받아라 등등. 이래서 전 동성 친구들을 만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저의 행동이 수상쩍어 보여서 그가 더 집착하는 듯한데요, 본의 아니게 제가 그를 그렇게 만들어버린 걸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이런 부분이 괴로워서 헤어질까 생각도 했지만 그를 많이 좋아해요. 괴롭기도 하면서 그를 좋아하는 이 마음, 앞으로 이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메이퀸)
Hey 메이퀸! 정치적으로 올바른 남녀관계에서 이렇게 여자를 통제하려는 마초남자는 매를 벌어야 쓰겠지만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는 또 다른 문제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당신의 캐릭터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 정하는 것이 귀찮은 타입이라면 차라리 이렇게 자기를 위해 다 결정해주는 남자친구를 만나는 걸 편해 할 수도 있단 말이야. 다만 한 가지 거슬리는 것은 그가 이토록 질투하고 구속하는 것이 ‘어쩌면 내 탓일까’라고 지적한 부분이야. 정말 바람을 피운 전과가 있어 남자친구가 질투하게 되었다면 당신 탓이 되지만 그런 일 없으면서도 ‘내가 나빴던 걸까’라고 갸우뚱한다는 것은 상당히 ‘구린’ 자책감이야. 무슨 말이냐면 ‘그를 이렇게 만든 건 나야’는 어쩌면 ‘이 남자는 나 없이는 못살 남자야’라는 나르시시즘으로 연결되는 심리일 수도 있다고. 그의 질투나 집착이 은근히 쾌감인 부분도 있는 거지. 그래서 같이 있고 싶은 거고. 하지만 그런 쾌감은 잠시요, 이런 남자는 여자의 근본적인 자존감이나 가치관을 망가뜨리는 타입. 그래서 냉정히 고려해봐야 해. 그와 연애하고 싶은 마음은 진정 애정인가, 아니면 이 남자는 나를 필요로 해, 이 남자라면 나를 버리진 않겠지,라는 비뚤어진 자기애일지. 게다가 겨우 22살이 이런 남자한테 몇 년간 ‘훈육’당하면 나중에 자유를 되찾는다고 해도 적응하기 힘들어 다시금 이상한 집착남들만 만나는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몰라!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