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앞다퉈 영화 '두 교황'의 감상평을 전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증권업계 CEO가 모인 자리에서 해당 영화를 '추천'한 영향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역시 '두 교황'이 던지는 메시지가 좋다며 기자들에게 '꼭 한 번 볼 것'을 권유할 정도다.
영화는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직을 '자진 사임'하고, 프란치스코를 교황의 적임자로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았다. 종신직인 교황자리를 내놓는 건 800년 만의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아마 CEO들에게 울림을 준 부분은 이들의 '화합'일 거다. 어쩌면 진보와 보수로 나눌 수 있는 두 교황이 '교회의 정상화'를 위해 기꺼이 힘을 나눈다. '내 라인'을 챙기기 바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모습이다.
또 다른 포인트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영화 속 두 교황은 고해성사를 통해 서로의 잘못을 고백한다. 도덕적으로 무결할 것 같은 그들이 평생 가슴에 담아온 '잘못'을 꺼낼 때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마음을 흔든다.
어느 때보다 금융투자업계는 화합이 중요한 시기다. 또 완벽한 인간은 없음을 인정하고, 기꺼이 실수를 용서받는 용기가 필요하다. 금융투자업계 CEO들에게 '두 교황'이 더욱 와 닿았을 이유다.
그간 금융투자업계는 당연하지 않은 것에 대해 눈감아 왔다.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는 본인의 성과를 위해 고객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상품을 팔아왔다. 그 과정에서 리스크는 안일하게 대처했다. 곪은 곳이 터지자 책임자는 없고, 책임을 최대한 떠넘기려는 사람만 남았다.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베네딕토 16세의 결단이 필요하다. 비효율적인 관습은 과감하게 개혁할 수 있는 프란치스코가 되어야 한다. 두 교황의 교훈이 금융투자업계에 깊게 와닿았으면 한다.